방송학자 232명이 KBS와 MBC의 세월호 ‘보도참사’를 비판하고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방송학회 산하 방송저널리즘연구회는 25일 성명을 통해 청와대의 공영방송 보도 및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을 요구하며,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들에게도 “보도와 편성의 자유를 훼손한 경영진”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을 촉구했다.
방송학자들의 이번 성명은 26일 KBS 이사회의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상정을 앞두고 여당 추천 이사인 최양수 연세대 교수와 한진만 강원대 교수가 회장을 지냈던 방송학회 차원에서 발표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방송저널리즘연구회는 이날 ‘공영방송의 총체적 위기 상황에 대한 방송학자들의 의견’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방송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세월호 참사의 발생과 전개, 그리고 수습 과정에서 우리나라 공영방송이 드러낸 총체적 난맥상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욱이 KBS의 보도에 사장과 청와대가 개입해 보도국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증언과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저널리즘의 위기가 신뢰의 위기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공영방송의 존립 이유에 대한 회의로까지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와 MBC의 구성원들이 뒤늦게나마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한 자기반성과 더불어 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에 나선 것은 불행 중 다행한 일”이라며 KBS, MBC 구성원들의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에 지지를 보냈다.
또한 “KBS 보도에 대한 청와대의 개입과 통제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혁 작업에 조속히 착수하여 정파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공공만을 위한 공영방송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KBS 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들을 향해 “보도와 편성의 자유를 훼손한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하며 “여권 이사, 야권 이사로 나뉘어 추천받은 정치권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명망가로서 지니고 있는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은 26일 KBS 이사회에 상정된 후 28일 정기 이사회에서 정식 의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해임제청안은 KBS 이사회 야당 추천 소수 이사 4명에 의해 발의됐으며, 6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가결된다. 현재 여당 추천 이사 7명은 길 사장 해임제청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그 중에는 방송학회장을 지낸 최양수, 한진만 이사 등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