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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기자·특파원들도 제작거부 동참

KBSPD협회 제작거부 돌입 움직임

김고은 기자  2014.05.21 17: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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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사장이 21일 특별 담화를 통해 자신이 청와대와 유착해 KBS 보도에 사사건건 개입해 왔다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를 “한 사람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폄훼하고, KBS 기자협회의 문제제기와 제작거부는 ‘직종 이기주의’로, 안팎의 거센 퇴진 요구는 “정치적 선동”으로 매도하며 KBS 구성원들과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다.

길 사장은 “온 신명을 바쳐 KBS를 정상화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사태는 날로 확산되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부장급과 팀장급 등 KBS 간부 256명이 이미 보직을 버렸고, 지역총국 기자들과 해외 특파원들도 제작거부에 동참키로 했다. KBS PD협회도 이날 이사회에서 사장 해임제청안이 부결될 경우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길환영 사장이 있는 한 KBS의 정치적 독립은 불가능하다”며 즉각 사퇴할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 KBS 기자협회가 제작거부 사흘째인 21일 오후 2시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길환영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길 사장의 이날 담화는 사태 수습은커녕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제작거부 사흘째를 맞는 KBS 기자협회는 21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길 사장 퇴진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음을 확인하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조일수 KBS 기자협회장은 “우리는 우리 전체의 의지로 여기까지 왔다. 길환영 사장은 혼자만의 의지로 조직을 끌고 있다. 마침내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지난 16일 보직을 사퇴한 보도본부 부장과 팀장들, KBS 지역총국 기자들로 구성된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 기자들도 참여했다. 조재익 KBS 보도국 사회1부장은 “열심히 일해 왔다고 자부해왔는데, 그 뒤에 (정권의) 조정과 개입이 있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데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싸움은 절대 길게 가서는 안 된다.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으로서 방송의 의무를 다 해야 한다”면서 “KBS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상황에서 사장이 빨리 용퇴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를 이끈 ‘막내기자’들 중 한 명인 39기 이재희 기자는 유가족 사과를 앞두고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받긴 했지만 외압은 없었다는 길 사장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 전화를 받고도 외압으로 안 느꼈다면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몰상식한 것 아니냐”고 일침을 가하며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고 마지막 하나 남은 자부심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KBS 기자협회는 이날 오후 12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조일수 기자협회장 외에 이영현 ‘뉴스라인’ 앵커, 박유한 ‘뉴스광장’ 앵커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