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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요구를 '정치적 선동'이라는 길환영 사장

사퇴 거부 재확인하며 "불법 파업 엄중 대응"

김고은 기자  2014.05.21 14: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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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KBS 사장이 사퇴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다. 길 사장은 21일 오전 특별 담화를 통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선동과 폭력에는 절대로 사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안팎의 거센 퇴진 요구에 정치색을 덧씌웠다. 또한 제작거부 사흘째인 기자협회와 총파업을 예고한 양대 노조를 향해 “그 어떠한 불법 행동에 대해서도 제 직을 걸고 그 누구보다 엄중하게 사규와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 사장은 이날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폭로한 KBS 보도 개입, 청와대와의 유착 의혹 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KBS 기자협회 총회와 일부 언론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날 담화문의 핵심은 노조와 기자협회 등의 집단행동에 강경대응을 천명하는 한편, 이들에게 정치색을 덧씌워 KBS 안팎의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자신에 대한 해임제청안이 논의될 KBS 이사회 개최를 몇 시간 남겨두고 깜짝 담화를 발표한 배경도 주목된다. 길 사장은 전날 KBS 이사회 여당 이사들 간담회에 참석해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 등 현안 관련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 사장은 이날 담화에서 KBS 보도에 사사건건 개입했다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에 대해 “9시 뉴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이템 취재 지시를 하거나 기사를 빼라, 리포트 내용을 바꿔라, 한 번도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서도 “기사 관련해서 그런 전화 받은 적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백운기 전 보도국장 임명 전 청와대 인사와 사전 접촉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오비이락”이라고 주장했다.

길 사장은 청와대 앞에 가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사과한 지난 9일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정무수석은 오전에 유족대표들을 만난 후 유족들의 격앙된 정서를 전하면서 ‘유족들이 KBS문제로 여기까지 왔으니 최대한 노력을 해서 어떻게 좀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큰 틀에서 당부를 했지만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빨리 와서 사과하고 누구를 사임시키라는 식의 구체적인 요구는 결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효자동에 가서 사과를 한 배경은 KBS 문제로 촉발된 것이기에 결자해지 차원해서 행한 것”이라면서 유가족에 대한 사과도, 김 전 국장 사퇴도 모두 자신의 뜻이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청와대는 물론 어떤 기관도 언론 장악은 고사하고 마음대로 취재부탁도 못하는 현실”이라고 오히려 청와대를 감쌌다.

길 사장은 이어 “김 전 국장의 확인되지 않은 사석 발언에서부터 비롯된 결과를 놓고 양 노조는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명분과 절차로 보아도 파업을 결행한다면 이것은 분명한 불법파업”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명분 없는 불법파업으로 회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헛된 꿈을 접으라”면서 “4700여 직원들 중 침묵하는 다수가 양 노조의 명분 없는 투쟁을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불법 선동과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 어떤 사장보다 엄중히 그 책임을 물어 KBS가 힘으로 밀어붙이고 정치세력에 휘말리는 구태적인 문화를 척결하고, 일하는 사람이 존경받고 존중받는 조직 문화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