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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아이템' 순번까지 바꾸라던 길환영 "과장, 왜곡" 해명

"좌파 노조에 의한 방송 장악 의도"

김고은 기자  2014.05.19 19: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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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인사 개입 논란으로 거센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이 KBS 보도의 공정성 논란에서 촉발된 이번 사태를 “좌파 노조에 의한 방송 장악 의도”로 폄훼하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길환영 사장은 19일 KBS 기자협회 총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일부 언론사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했다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에 대해 “과장, 왜곡된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길 사장은 KBS 보도본부장부터 보도국장, 부장, 팀장급이 전원 보직 사퇴하고 기자협회가 제작거부를, 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며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복합적인 파워 게임의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길 사장은 “문제가 된 김 전 국장의 발언은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서 다룰 수 있는 안건인데 기자협회에서 강경하게 나온 것”이라며 “1노조(KBS노동조합)와 2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이 건을 계기로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을 하기 위한 복합적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길 사장은 이어 “노조가 상당히 정치적인 성향을 많이 띄고 있다”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파업을 시도하고, 좌파 노조에 의해 방송이 장악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에 대한 사퇴 여론과 관련해 “PD 사장에 대한 기자의 집단 반발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그렇게는 생각 안 한다”면서도 “지금 나오고 있는 의견들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많은 직원들이 있고, 다수의 직종 직원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 사장은 김 전 국장의 폭로가 과장, 왜곡된 것이라고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사석에서 한 발언이 김 전 국장의 폭로성 발언으로 마치 KBS 보도의 독립성이 사장에 의해 심하게 침해당한 것처럼 임의적으로 과장, 왜곡되어 사태가 굉장히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PD 출신 사장이다 보니 보도 메커니즘을 상세히 잘 모른다. 그래서 취임 후부터 김 전 국장이 9시 뉴스의 중요 아이템을 설명해주고 이에 대해 물어보는 방식으로 이뤄졌고, 가벼운 질의와 답변 위주로 해왔다. 구체적인 아이템에 관해 취재하라는 지시는 한 번도 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국장이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을 봐도 단순한 의견개진일 뿐”이라며 “김 전 국장이 왜곡, 과장되게 발언을 해서 놀랍다”고 말했다. “대통령 뉴스는 20분 안에 소화하라는 원칙이 있었다”는 김 전 국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통령 관련 뉴스가 로컬(지역뉴스)에 잘리지 않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지 청와대 뜻, 대통령 뜻이라고 얘기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자신은 보도와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한 번도 연락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국장 사퇴에 대한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KBS가 모든 걸 뒤집어쓰고 우리가 다 죽는다. 자네가 결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3개월 정도 후에 자회사로 가면 되니 걱정하지 말고 용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국장이 어떻게든지 나의 진정성을 이해해주고 결심이 서기를 바라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길 사장은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은 사퇴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러 가지 경영, 보도 등의 측면에서 오래 쌓아온 적폐를 해소하고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전 직원이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