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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KBS 사장 "지금 물러날 때 아니다"

"김시곤 국장이 자신의 발언 확대해석"…모든 의혹 부인

김고은 기자  2014.05.19 17: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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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사장이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거부에 돌입한 KBS 기자들 앞에서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길환영 사장은 19일 오후 3시부터 열린 KBS 기자협회 총회에 참석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로 드러난 청와대의 보도 외압과 인사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사퇴 요구에 대해 지금은 물러날 시기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KBS 기자에 따르면 길 사장은 “자리, 임기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것(거취 문제)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그동안 보도본부의 비민주적인 취재, 보도 시스템과 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길 사장은 자신이 KBS 보도에 사사건건 개입해 왔다는 김 전 국장의 폭로 내용을 일체 부정했다. 보도국장과 보도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적은 있지만, 개입은 없었다는 것이다.

길 사장은 “김시곤 국장과 업무상 나눈 대화가 이렇게 과장 왜곡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PD 출신이라 뉴스에 대해 문외한이라 KBS를 대표하는 사장으로서 뉴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많이 의논을 했다”면서 “김 국장과 대화를 나누며 의견을 제시한 정도인데 그런 식으로 사장이 모든 면에서 사사건건 개입한 것으로 확대 해석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오히려 “김 국장이 옆에 있으면 한번 물어보고 싶다. 그게 그렇게 보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인가”라며 “그 정도를 가지고 사장이 보도의 공정성이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하면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세얼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에 대한 비판 자제를 지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취재, 제작에 수고한 기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보도국에 내려갔다가 해경을 욕하고 비판하던 실종자 가족들 분위기가 많이 반전됐다는 얘기를 들은 게 있어 전달해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길 사장은 또한 김 전 국장 퇴진과 유가족 사과가 청와대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길 사장은 “김 전 국장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나는 아직 김 전 국장을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곤 전 국장은 지난 16일 긴급 기자총회에 참석해 지난 1년5개월간 청와대와 길 사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보도 외압을 받았으며, 지난 9일 자신의 보직 사퇴 배경에도 청와대가 개입했으며 “길 사장이 대통령 뜻이니 자신도 거역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폭로했다.

한편 길환영 사장은 기자총회 참석 직후 통신사와 일부 일간지 기자들만을 불러 기자회견을 가졌다. KBS는 다수의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장소 관계상 모든 기자님들을 다 부르지 못한 점, 사과 드린다”면서 “향후 통신사 기사를 참조해 달라”고 밝혔다.

길 사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에는 사내 방송을 통해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