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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환영 사장 사퇴 불가…오후 3시 기자회견 취소

출근 시도 9분 만에 저지당해

김고은 기자  2014.05.19 11: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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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터에 한 발짝이라도 발을 들일 생각 말라.”

97.9%라는 사상 최고의 불신임을 받은 길환영 사장이 KBS 구성원들의 강력한 출근 저지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렸다. KBS 구성원들은 온몸을 던져 길 사장이 탄 차량의 KBS 진입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들이 발생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19일 오전 6시40분부터 여의도 KBS 본관 정문 앞을 가로막고 길환영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1노조)도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투쟁 대열에 동참했다.

예정된 출근 시각이 지나도록 길 사장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새노조는 조합원 발언과 구호 제창을 하며 2시간 넘게 집회를 이어갔다. 오전 8시40분, 부사장과 본부장 등 간부들이 길 사장을 맞기 위해 정문 앞에 도열하면서부터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 97.9%의 불신임을 받은 길환영 KBS 사장이 19일 오전 9시15분 출근을 시도하자 KBS 양대 노조 조합원들이 차량을 에워싼채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다.  
 
오전 9시15분, 길 사장이 탄 에쿠스 차량이 나타났다. 조합원들은 즉각 차량을 에워싸고 KBS 진입을 막았다. 조합원들은 차량 위로 올라타고, 보닛과 유리창을 주먹으로 강하게 내리치며 거센 분노를 토해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앞 유리가 깨지는 등 차량이 상당 부분 파손됐다.

약 4분간 대치한 끝에 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는 본관 앞을 지나 서울교 쪽을 향했다. 조합원들은 길 사장이 완전히 KBS를 떠날 때까지 차량 주변을 둘러싼 채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이윽고 오전 9시24분, 길 사장이 탄 차는 KBS 안전관리실 직원들의 보호 속에 KBS 앞을 완전히 떠났다. 출근 시도 9분 만이었다.

함철 새노조 부위원장은 “우리의 분노와 구성원의 힘이 이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줬고, 길환영 사장도 구성원들의 반발이 얼마나 큰 지 스스로 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19일 오전 6시40분부터 여의도 KBS 본관 정문 앞을 막고 길환영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다.  
 
이후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길 사장의 ‘사원과의 대화’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스튜디오로 이동한 사이, 길 사장은 출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류현순 부사장은 “조합원들이 상당히 격앙돼 있어 대화 할 분위기가 전혀 안 돼 있다”며 행사를 공식 취소했다.

KBS는 이날 오후 3시 예정이던 길 사장 기자회견도 내부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취소한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사퇴 의사가 전혀 없으며, 노조 등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KBS 사태는 더욱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