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측이 14년차와 15년차 중견급 기자 2명을 비취재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 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보도국 보직간부들의 잇단 망언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오히려 일선 기자들을 보도국에서 배제하는 인사로 비판이 일고 있다.
MBC는 14일 양효경 기자와 김혜성 기자를 취재ㆍ제작과 무관한 경인지사로 발령 냈다. 양효경 기자는 보도국 주간뉴스부에서 이브닝 뉴스를 담당하며 매일 20분짜리 심층코너를 제작해왔고, 세월호 참사 이후 낮 뉴스특보 제작도 맡아왔다. 10년 여간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며 전문영역을 키워왔지만 파업 이후에는 해당 분야로 돌아가지 못했다.
김혜성 기자는 보도본부 통일방송연구소에서 통일전망대 프로그램 제작과 출연을 맡아왔다. ‘뉴스후’와 ‘시사매거진2580’ 등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두루 거쳤고, 시사매거진2580 소속 당시 타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가 지난 9일 법원으로부터 ‘징계 무효’ 판결을 받았지만 다시 인사 조치됐다.
![]() |
||
| ▲ MBC 사측이 비취재부서인 경인지사, 미래방송연구실, 보도전략부 등에 현업에서 뛰어야 할 기자들을 보내며 부당 인사를 계속하고 있다. 올해 경인지사에만 보내진 기자는 5명, 이중 14년차 넘는 기자가 4명이다. | ||
이 같은 부당 전보와 징계는 안광한 사장과 이진숙 보도본부장 취임 이후 계속되고 있다. 올해 비취재부서인 경인지사에 보내진 기자만 5명이고, 이 가운데 14년차가 넘는 기자가 4명이다. 지난 3월에는 법원의 가처분결정으로 현업에 복귀했던 기자 5명이 경인지사와 미래방송연구실 등 보도부문이 아닌 곳에 발령이 났다. 여기에는 한창 현장에서 뛰어야 할 6년차 기자 2명도 포함됐다.
지난달 4월에는 지난해 ‘시사매거진2580’에서 국정원 관련 리포트 불방에 항의하다 부당 전보됐던 김연국 기자가 인사평가를 이유로 정직을 당했고,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PD수첩-광우병편’ 제작진들도 회사로부터 재징계를 받았다. 취재부서에 있던 임명현 기자 역시 취재와 무관한 QC팀이라는 곳으로 발령이 나 아무런 업무지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사측은 현재 헤드헌팅 방식으로 15년차 내외 경력기자 10여명 이상 채용을 추진하고 있어 중간급 데스크를 ‘물갈이’하려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MBC기자회(회장 조승원)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14일 성명을 내고 “비상식적인 인사 횡포”이자 “부당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MBC기자회는 “지극히 비상식적인 작금의 ‘인사 횡포’는 결국 MBC뉴스의 침몰을 가속화할 뿐”이라며 “회사는 기자가 부족하다면서도 있는 기자는 내쫓고 대신 밖에서 다시 경력기자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는 “정말 기자가 부족한가. 경인지사, 심의실, 미래방송연구실 등 보도부문 밖에 ‘유배’된 기자들은 기자가 아닌 유령인가”라며 “일 잘하는 기자는 내보내고 외부 인력 충원에 매달리는 보도부문을 보며 회사의 다른 부문에서는 ‘보도본부 때문에 회사가 망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MBC가 세월호처럼 침몰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 한다”고 밝혔다.
MBC본부도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매일매일 기자들의 피맺힌 자성과 참회의 기수별 성명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은 탄압과 폭거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규를 상식에 어긋한 폭력적 부당인사로 입 막겠다는 시도”라고 밝혔다.
이어 “업무 상관성이 전혀 없는 부서로 본인 희망과 무관하게 이뤄진 사측의 인사 조치들은 이미 여러 차례 사법부의 ‘무효’ 판정을 받은 바 있다”며 “사측이 기자와 PD 등 현장 인력들을 경인지사, 미래전략실 등으로 보낸 것에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정당한 이유 없는 권리 남용’이라며 효력을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안광한 사장 취임 이후 부당전보와 징계의 광풍은 계속되고 있다”며 “사측은 당장 이번 인사 조치를 철회하라. 사내 언로를 억압하고 탄압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우리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