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지난 7일 MBC뉴스데스크에 방송된 데스크리포트 화면 캡처. |
|
| |
“침몰하는 MBC는 구난요청을 해도 구해줄 시청자를 잃었다.(MBC 한 기자)”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작업을 압박하는 등 한국사회의 ‘조급증’이 민간잠수부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데스크리포트를 한 박상후 MBC 전국부장이 유족 폄훼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월호 희생자 수를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비교한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에 이은 지상파 방송사 간부의 구설수에 파장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12일 성명을 내고 박상후 전국부장이 유족들에 대해 ‘그런 X들’이라고 지칭하며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KBS 간부들이 안산 분향소를 찾았다 거센 항의를 받고 진도 팽목항에서 KBS 중계 천막이 철거됐다는 이야기를 소속 부서 기자에게 전해들은 박 부장은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줄 필요 없어”,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돼 잘 된거야. 우리도 다 빼고…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들”이라고 말했다고 MBC본부는 밝혔다.
MBC 정책홍보부는 “해당 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 허위 주장이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허위 주장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7일 MBC뉴스데스크 데스크리포트에서 촉발됐다. 리포트에서 박 부장은 세월호 사고 해상에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민간잠수부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하는 등 조급증에 걸린 사회가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가족들이 총리에 물을 끼얹고 청와대 행진을 한 점을 들며 외국 사례처럼 왜 평상심 유지를 못하는 지도 제기했다.
일선 기자들은 즉각 “논리적 비약”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8일 사내 게시판에는 “희생자 가족들이 가진 분노의 이유와 정당함은 살피지 않았다”, “자연재해인 이웃나라와 비교하는 건 근거가 될 수 없다”, “사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사망 이틀째 언론이 나서서 지적하는 건 과연 누가 조급한 것인가”라는 질책의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박 부장은 11일 사내 게시판에 4건의 글을 올려 “격한 비난이 있는가 하면 팩트 위주로 시원했다는 찬사도 많았다”고 자평했다. 그는 “실종자 가족들이 잠수사를 조문했다는 보도는 아쉽게도 접하지 못했다. 단원고 교감이 목숨을 끊기 전날 단원고 교사들이 학부모 앞에 꿇어앉은 채 무슨 낯으로 살아있느냐는 질타를 받은 것도 한번 생각해보자”고도 했다.
이에 MBC 기자회 소속 121명 기자들은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12일 성명을 발표했다. 1997년 입사한 30기 이하 기자들은 해당 기사를 ‘보도 참사’로 규정하고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희생자 가족과 국민에 대신 사죄했다.
기자회는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고 밝혔다.
또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해 “정부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 됐다”며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다”고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