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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변인 발언 보도에 경향 등 4곳 출입정지

청와대 출입기자단 '비보도 약속' 파기 이유로 오마이뉴스ㆍ경향ㆍ한겨레ㆍ한국 출입정지

강진아 기자  2014.05.09 10: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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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출입기자단이 8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발언을 보도한 오마이뉴스와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에 청와대 기자실 출입정지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오마이뉴스와 경향신문은 63일, 한겨레는 28일, 한국일보는 18일간 출입정지를 받았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지난달 21일 민경욱 대변인이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일부 기자들과 나눈 이야기를 보도한 이들 언론사에 ‘비보도 약속을 위반했다’며 징계를 내렸다. 언론사들은 이 기간 동안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출입이 정지돼 청와대의 공식 보도자료 등을 제공받을 수 없다. 오마이뉴스는 처음으로 보도했다는 데, 경향신문은 과거 비보도 약속을 파기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두 달 이상을 받았다.


민 대변인은 지난달 21일 공식 브리핑이 끝난 후,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라면에 계란을 넣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끓여서 먹은 것도 아니다. 쭈그려 앉아서 먹은 건데 팔걸이 의자 때문에, 또 그게 사진 찍히고 국민 정서상 문제가 돼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응급 치료가 이뤄지던 탁자에서 의약품을 한쪽으로 밀어놓고 컵라면을 먹어 논란이 된 일을 말한 것이다.




   
 
  ▲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정부 관련 브리핑을 위해 청와대 춘추관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대응과 잇따라 논란이 되는 고위 공직자들의 행동으로 국민 불신이 큰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22일 이를 보도했고, 거센 비판이 일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도 이후 이미 내용이 널리 퍼져 ‘비보도 약속’의 의미가 상실됐고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그대로 ‘비보도 유지’ 결정을 내렸다.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등은 기자단에 공식으로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9일 지면을 통해 “기자단이 민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비보도 약속’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더라도 이미 사실이 알려져 실질적으로 ‘보도가 된 사항’인데다 발언 내용이 대통령의 경호상 필요한 ‘포괄적 엠바고’도 아니고 국가안위나 개인의 안전 문제가 결부된 사안도 아니어서 ‘비보도 약속’이 계속 유지돼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래용 경향신문 정치에디터ㆍ정치부장도 9일 1면 기자메모를 통해 “통상 오프가 깨질 경우 당국자의 발언은 ‘비보도 약속’이 해제되고 이후 자유롭게 보도하는 게 관행”이라며 “하지만 청와대 기자 간사단은 이례적으로 ‘비보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 대변인의 발언은 청와대의 현실 인식이 어떠한지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초”이라며 “기자단은 대변인의 부적절한 발언을 알리기보다 오히려 새나가는 것을 막으려 했으니 언론의 책무를 내동댕이쳤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징계는 청와대에 출입하는 매체별 간사들이 모인 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됐다. 종합지ㆍ경제지ㆍ인터넷언론ㆍ방송사ㆍ지역언론 등 모두 7명의 기자들이 간사단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들이 징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