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 반성문 돌출행동이라는 KBS 보도본부 수뇌부

38·39·40기 기자 전원 연명 성명…보도본부 "토론회 수용 의사" 밝혀

강진아 기자  2014.05.07 19:44:44

기사프린트


   
 
   
 

2011~2013년에 입사한 KBS 막내급 기자들이 7일 세월호 보도를 반성하면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세월호 보도에 관여한 모든 기자가 참석하는 대토론회 개최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보도본부가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KBS 보도본부는 이날 입장을 통해 “여객선 침몰이라는 대형 참사 현장을 취재한 젊은 기자들이 나름대로 현장에서 보고 느낀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KBS의 건강성과 투명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보도본부는 후배 기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지금 듣고 있고, 필요하다면 토론회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도본부는 또 “세월호 참사는 대부분의 기자들이 평생 경험할 수 없을 정도의 대형사고여서 백서도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 재난 및 사고 보도 준칙도 여러 의견을 취합해 수정 보완할 계획”이라고 했다.


KBS 보도본부의 즉각적인 토론회 수용 방침은 KBS 38·39·40기 막내급 기자들 10명의 반성문이 해당 기수 기자 전원의 연명성명으로 이어진데서 보듯 다른 기수로 확산되는 걸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막내급 기자들의 반성문이 일파만파 파문을 일으키며 KBS의 세월호 보도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 확산되는 양상이어서 서둘러 진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현실론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임창건 보도본부장, 김시곤 보도국장 등 보도본부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막내급 기자 10명의 반성문이 파문을 일으킨 이후 이들과 동기인 KBS 38·39·40기 55명은 오후에 전원 연명으로 성명을 냈다.

기자들은 “오늘 아침 보도정보시스템과 게시판에 공개한 반성문은 KBS저널리즘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요구하는 막내 기자들의 진지한 목소리다”며 “하지만 수뇌부는 어린 기자들의 돌출 행동으로 치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KBS 세월호 보도가 선방했다는 간부들의 민망한 자화자찬과 최근 잇따라 불거진 보도국장의 ‘문제발언’들 가운데 우리의 ‘반성’과 간부들의 ‘문제발언’ 가운데 뭐가 더 가벼운 ‘돌출행동’인가요”라고 물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도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취재한 후배기자 55명은 ‘특보 방송’ 내내 깊은 자괴감 속에서 희생자들과 마주했고, ‘KBS를 못 믿겠다’는 희생자 가족과 시청자들의 불신을 넘어선 분노를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며 “길환영 사장, 임창건 보도본부장, 김시곤 보도국장은 당장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KBS본부는 KBS가 안고 있는 보도의 총체적 문제점들이 드러난 것이라며 후배기자들의 반성문 주요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2층에서 바라보는 실종자 가족들…. 그게 딱 유가족들을 바라보는 KBS의 시선이었습니다.’
‘KBS를 어떻게 믿어요? 안산에서 취재한 13일 동안 매일같이 들은 말입니다.’
‘9시 뉴스 톱뉴스는 박근혜 대통령의 희생자 합동분향소 조문, 하지만 유가족 기자회견은 9시뉴스에 없어….’
‘인터뷰 해봤자 마음대로 편집할 건데 뭐하러…. 취재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숱하게 들었던 말입니다.’‘광화문에서 지나가시던 많은 분들이 KBS욕을 하시더군요. 욕한 분 옆에 서있던 친구분이 제게 오셔서 죄송하다고 하네요. 죄송하긴요…. 제가 죄송합니다.’
‘팽목항에선 KBS로고가 박힌 잠바를 입는 것조차 두렵다. 대체 우리는 무엇입니까?’
‘왜 우리 뉴스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건가요?’
‘우리가 진짜 접근할 수 있는 '현장'이 있다면 그건 '사람'일 겁니다. 깊은 바다 밑에 자기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남겨두고 온 바로 그 사람들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현장'에 있었지만 '현장'을 취재하지 않았습니다.’
‘손에 쥔 카메라가 요즘처럼 무겁게 느껴졌던 적이 없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시민들로부터 후배들로부터 ‘편집권 독립’ 외치시지 말고, 부디 권력으로부터 편집권 독립을 이루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