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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 사과 않고 모금방송 종용하고…KBS의 민낯

보도국장 '세월호 희생자' 발언 논란
시민 "언론 소명 다하라" 편지 파장

김성후 기자  2014.05.07 13: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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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에 사는 한 주부는 지난달 30일 진도 팽목항에서 취재 중인 KBS 촬영기자에게 편지를 건넸다. 그는 “KBS가 정부와 구조당국이 알려준 정보를 사실 확인도 않고 그대로 보도해 국민들과 특히 실종자 가족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줬다”고 편지에서 밝혔다.

국가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가 세월호 보도를 통해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다. KBS는 세월호 침몰 참사 사흘째인 지난달 18일 ‘뉴스특보’에서 자막과 앵커 멘트를 통해 ‘선내 엉켜 있는 시신을 다수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해양경찰청이 공식 브리핑을 통해 “시신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오보로 확인됐지만 지금까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사실과 다른 불명확한 내용을 방송해 시청자를 혼동케 하고,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해 피해자에게 불안감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KBS에 경고를 결정했다.

지난달 17일 KBS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도체육관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박 대통령이 구조 활동을 독려하며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대통령의 약속과 실종자 가족들의 박수 소리를 전하면서도 “정부가 한 일이 무엇이냐”는 실종자 가족의 항의와 원망의 목소리는 내보내지 않았다. 또한 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대국민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가족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소식은 보도하지 않았다. 유가족의 사과 거부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유감 발언을 메인 뉴스로 보도한 SBS와 대조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시곤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가 많은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3일 낸 성명에 따르면 김시곤 국장은 세월호 뉴스특보가 한창이던 지난달 말, 여러 명의 후배 기자들 앞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6일 입장을 내 “당시 발언은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였으니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 시리즈물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한달에 500명 이상 숨지고 있는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진의로 한 것”이라며 “KBS본부가 전체 내용은 거두절미한 채 일방적으로 왜곡 선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KBS는 또 세월호 관련 모금방송을 일선PD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세월호 관련 특집 생방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간부들이 모금 방송을 종용했다고 제작에 참여한 PD들은 밝혔다. 실종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고 침몰 이유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모금방송은 안된다며 제작진이 반대해 모금방송은 취소됐다. 방송 과정도 오락가락했다. 처음 12시간 생방송으로 기획된 이 특집 방송은 전날까지 방송 축소, 편성 삭제, 방송 강행 등 우여곡절 끝에 2시간만 방송됐다.

KBS에 대한 불신은 현장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이 체감하고 있다. KBS 본부 관계자는 “취재 현장에서 욕설을 듣거나 쫓겨나고 심지어 조롱을 당하는 KBS 기자의 모습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며 “검은 옷 착용금지나 성금모금 방송 등 국민 정서를 헤아리지 못하는 일련의 사건들로 국민적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에 임시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상태다. KBS본부는 공방위가 열리면 안산의 주부가 경영진에게 전하라고 당부했던 편지를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편지는 KBS는 오보에 대해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고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탐사보도를 하고 세월호 침몰 사태를 무마하려는 물타기 방송행태에 단호히 맞설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