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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보도 초상권 보호 '목소리'

사고 초기 피해자 가족 얼굴 여과 없이 보도
지난 주말부터 뒷모습 또는 모자이크 처리

김희영 기자  2014.04.30 14: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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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조선일보 1면에 실린 사진기사. 자원봉사자 뒤로 보이는 실종자 가족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세월호 참사 초기 드러난 무분별한 사진·영상 보도를 계기로 재난보도에서 사고 관련자의 초상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사고 이후 언론들은 구조자·실종자·희생자는 물론 가족들의 얼굴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특히 진도 팽목항과 실내체육관 등지에서 오열하는 실종자 가족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사안의 비극성을 강조하는 데 열중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실종자 가족의 얼굴에 모자이크나 블러 처리를 한 것은 사고가 난지 너댓새가 지난 주말부터다. 일부 종합일간지는 그보다 더 늦은 23~24일 사고 피해자 얼굴에 모자이크를 해 내보냈다. 가족의 뒷모습을 찍거나 손으로 얼굴을 가린 사진을 보도하는 차선책을 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138명의 사상자를 낸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에서는 초상권과 관련해 언론사 3곳이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을 받았다. 당시 건물 더미에 깔려 구조를 기다리던 이 모 양의 얼굴 사진이 일부 종합일간지 1면을 통해 보도됐기 때문이다. 중재위는 피해학생에게 한겨레신문 200만원, 연합뉴스 250만원, 조선일보 3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정한 인권보도준칙에 따르면 △공인이 아닌 개인의 얼굴, 성명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려면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죽은 사람과 유가족의 인격권(명예, 프라이버시권, 초상권, 음성권, 성명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사진부장은 “사고와 직접 관련된 실종자 가족이나 유가족 사진, 청소년 사진 등은 모자이크 처리를 원칙으로 한다”며 “1면에 크게 실린 사진의 경우는 이를 찍은 기자가 현장에서 당사자에게 허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방송사의 한 카메라기자는 “현장에서 일일이 의사를 물어가며 촬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폐쇄된 공간에서는 촬영 동의 여부를 묻기도 하지만 개방된 공간에서는 그런 절차 없이 진행하는 게 사실상의 관행”이라고 말했다.

양재규 언론중재위원회 교육팀장(변호사)은 “(화면·사진을 통해) 특정인임을 인식할 수 있다면 초상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초상권 문제는 보도윤리가 아닌 법적 문제인 만큼 앞으로 법원에서 관련 판례가 나온다면 이것이 분명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