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야권 추천 상임위원 1명이 임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 추천 위원들 단독으로 회의를 열어 시작부터 파행을 빚었다. “합의제 운영 원칙”을 공언했던 최성준 위원장이 첫 회의부터 일방독주로 이끌면서 여야간 대립과 갈등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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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기 방통위 첫 회의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렸다. 아직 임명되지 않은 야당 추천 상임위원 자리는 물론, 고삼석 위원 후보자 임명 지연 사태에 반발하며 보이콧을 선언한 김재홍 위원의 자리도 비어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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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16일 오전 3기 방통위 출범 후 첫 상임위원 회의를 개최했다. 부위원장을 호선하고, 3기 방통위 정책과제 마련을 위한 향후 계획 등을 보고 받는 자리였다. 의제로 올라온 안건은 방통위 산하 11개 법정위원회 구성,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율 조정 등 향후 3년간 방송통신 정책을 좌우할만한 중요한 현안들이었다.
야당 추천의 김재홍 위원은 앞서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5명의 상임위원이 모두 임명된 뒤에 공식 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회의 개최를 반대했다. 자격 시비 문제가 제기된 고삼석 위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이뤄진 뒤 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삼석 후보자는 지난 2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추천을 받아 국회 본회의 의결까지 거쳤으나, 정부여당은 뒤늦게 자격 논란을 제기하며 추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재홍 위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성준 위원장은 회의 개최를 강행했다. 최 위원장은 “위원 한 명이 임명 안 된 상황이 안타깝지만, 현안이 매우 산적해 있어 하루빨리 국민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이 현 상태에서 회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규정이나 다른 기관의 사례를 보더라도 5명의 위원이 다 임명돼야만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2기 방통위 임기가 끝나고 20일 동안 업무 공백이 있었던 만큼 국민을 위한 봉사 임무를 부여받은 우리로선 하루빨리 회의를 열어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재홍 위원은 “부위원장 호선이 무슨 긴급 결정 사항이냐”며 “방통위의 권력 지도를 독점하기 위한 독단적인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방통위는 이날 비공개 회의를 통해 새누리당 추천의 허원제 위원을 전반기(2015년 10월5일까지) 부위원장으로 호선했다.
김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과반수만 참석하면 개회하고 의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법치 도그마’를 연상하게 한다”며 “오늘처럼 여권 추천 위원만으로 일방적 회의와 주요 안건 의결을 강행할 경우 여야 추천 위원 간의 정면대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오늘 상임위원 회의에서 논의되고 의결된 안건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방통위원으로서 통상적인 업무는 수행하되 상임위원이 참석해야 할 회의나 간담회는 원칙적으로 불참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 추천 임명 지연 사태가 장기화 되거나 긴급 사안이 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딜레마”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3기 방통위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형식과 절차마저도 깡그리 무시하는 이른바 ‘폭주 역주행 위원회’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전국민적인 저항뿐만 아니라 방통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