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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 1명 빠진 채 3기 방통위 출범

靑, 고삼석 위원 임명 거부…야당 "방통위 무력화 의도"

김고은 기자  2014.04.09 14: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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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8일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3기 방송통신위원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취임하면서 3기 방통위가 본격 출범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방송의 공공성·공정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국회에서 본격적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방통위도 국회에서의 논의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3기 방통위는 야당 추천 상임위원 1명이 빠진 상태로 출범해 시작부터 파행 운영이 불가피하다.
현재 5명의 방통위원 중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사람은 최성준 위원장과 이기주 위원(이상 대통령 임명), 허원제 위원(여당 추천), 김재홍 위원(야당 추천) 등 4명뿐이다. 야당이 추천하고 국회 의결까지 거친 고삼석 위원 후보자만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고 후보자가 방통위 설치법에 따른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야당에 후보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방통위도 법무법인으로부터 받은 유권해석을 근거로 국회에 재추천 의뢰서를 접수한 상태다.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 인사에 대한 재검토 요구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010년 양문석 위원 선임 당시엔 야당의 추천 단계부터 자격 논란이 일었지만, 결국 임명이 이뤄졌다. 때문에 고 후보자에 대한 임명 거부는 입법부를 무시하는 처사이자 ‘야당 길들이기’의 일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야당 추천 위원을 사실상 ‘식물 위원’으로 전락시켜 정상적인 기능 수행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야당은 고 후보자 임명 거부에 청와대가 개입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장병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지난 3일 고위정책회의에서 “홍성규 전 방통위원이 퇴임 직후 만찬 자리에서 (고 후보자 임명 거부는) 방통위 의지가 아니고 BH 오더라고 밝혔다”면서 “여권의 고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반대가 청와대 지시에 의한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장악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임명 거부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결격 사유가 명백하다”며 임명이 불가하다고 재차 밝혔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고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끝내 재가하지 않는다면, 방통위 조종을 통한 청와대의 언론장악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고 후보자에 대한 자격 시비 문제로 국회 미방위 파행이 더욱 장기화된다면, 그 책임 역시 정부 여당에 있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고삼석 위원에 대한 임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출범하는 3기 방통위는 파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여야 비율 3대 2 구도의 방통위는 3대 1이라는 불균형 상태로 합의제 기구의 성격이 무색한 기형적인 기구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