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BS '6시 내고향' MC 일방 교체에 제작진 반발

"MC 교체 취소 요구"…아나운서 등 항의 시위

강진아 기자  2014.04.03 14:23:21

기사프린트

KBS 봄 개편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KBS 사측이 평일 오후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에 ‘친박’ 성향의 고성국 정치평론가를 앉히려다 좌절한 데 이어 ‘6시 내고향’ 제작진도 모르게 프로그램 진행자를 갑자기 교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3일 아나운서를 포함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30여명의 조합원들은 항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6시 내고향’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6시 내고향’의 MC 중 한 명이 갑자기 교체됐다. 다른 프로그램의 MC와 갑작스레 맞바뀌게 됐는데, 이는 ‘6시 내고향’ 제작 팀원들 모르게 진행됐다. 팀장과 부장이 일방적으로 MC를 교체한 것으로, 담당 제작PD들은 뒤늦게 아나운서실을 통해 알게됐다. 다음날인 1일 제작PD들은 부장에게 항의했지만 “봄 개편으로 팀원 대부분이 바뀌게 돼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답만이 돌아왔다. 이미 내린 결정도 번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6시 내고향’으로 갑자기 교체된 MC는 31일 본래 맡았던 프로그램에서 다음날 아침 야외촬영을 예정하는 회의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6시 내고향’ 제작진 6명은 2일 성명을 내고 “MC 선정은 프로그램 제작의 중요한 한 과정으로 일선 제작진의 중요한 책무”라며 “왜 이런 중요한 일을 간부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하달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제작진은 “절차가 불투명할수록 갈등과 오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1월 열린 양 노조와 사측 간 공방위에서는 부사장과 교양국장이 향후 MC 선정 시 제작진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3개월 만에 번복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 3일 오전 아나운서를 포함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소속 30여명의 조합원들이 KBS 신관에서 일방적 MC 교체에 항의 피켓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또 “프로그램은 제작진들의 지혜와 창의가 모아져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MC 교체와 같은 기본적인 단계부터 일선 제작진들의 의견이 배제된다면 과연 누가 신명나게 일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영혼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머슴이 아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일방적으로 이뤄진 MC 교체의 취소를 요구한다”며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이는 KBS를 갈등과 파탄으로 이끄는 일이다.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촉구 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도 “개편 시 제작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1월)당시 약속이 유효하다면, 제작진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MC를 선정한 담당 국장과 부장을 징계하고 MC 선정 절차를 제작진의 의견을 수렴해 다시 진행하라”며 “약속을 지키지 못하겠다면 (약속했던)류현순 부사장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밝혔다. KBS 방송편성규약에는 ‘취재 및 제작 실무자는 편성ㆍ보도ㆍ제작상의 의사결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그 결정과정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권리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KBS 사측은 CP와 팀장들과의 협의가 이뤄졌고 MC선정위원회도 거쳤다는 입장이다. KBS는 “봄 개편과 함께 자연스럽게 추진된 것”이라며 “지금까지 MC를 맡아 온 아나운서도 1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새로 MC를 맡게 된 아나운서는 ‘6시 내고향’ MC 적격자라는 판단 아래 제작진이 지난해 봄 개편 때도 MC로 검토했으나 당시 TV 뉴스 앵커라서 보류된 바 있다”고 밝혔다.


앞서 KBS는 지난해 가을 개편에서도 ‘TV쇼 진품명품’ MC를 갑작스럽게 교체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윤인구 아나운서에서 김동우 아나운서로 전격 바뀌며 제작진과의 협의 없이 밀실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에 반발했던 담당 제작PD 전원이 연출권을 박탈당하고 업무 변경을 지시받아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으로 확산됐다. 당시 책임을 물어 TV본부장과 국장은 경질됐고 지난 1월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사측은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