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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통령 회의 TV중계…"관영방송 전락"

언론노조 KBS 본부, 방송 중단 촉구

강진아 기자  2014.03.20 07: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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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KBS가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와대 회의를 생중계하기로 결정해 ‘관영방송’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KBS 1TV는 20일 열리는 청와대 민관합동 규제개혁 회의를 오후2시부터 정부정책방송인 KTV의 영상을 받아 중계할 예정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19일 성명을 내고 “청와대에서 열리는 회의를 중계하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KBS가 공영방송의 지위와 역할을 포기한 채 국영 또는 관영으로 전락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에 따르면 민관합동 규제개혁 회의 생중계는 하루 전인 19일 아침 급작스럽게 결정됐다. 사전 편성제작 회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중계팀도 회의 제목과 시간을 갑작스레 전달 받았다. 중계방송이 통상적으로 국가 차원 또는 국제적 행사나 3․1절 등 국가기념일, 긴급한 국가적 현안 등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이 같은 요건은 물론 절차도 무시됐다.


KBS본부는 “뉴스에 기사 한두 건으로 처리하면 될 일을 2시간 넘게 중계까지 해가며 호들갑을 떠는 배경은 길환영 사장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충섬심 때문일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여러 차례 규제개혁을 언급했고 회의까지 주재한다니 잘 보이기 위한 ‘방송 쇼’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회의는 당초 지난 17일 규제개혁 장관회의로 예정돼 있었지만, 20일 장관뿐만 아니라 기업 관계자 등 민간인 40여명이 참여한 ‘민관합동’으로 변경됐다. 그동안 대통령 주재회의는 비공개였지만 청와대는 KTV가 이를 생중계하도록 했다. KBS 사측도 사회적 화두인 규제에 대해 민간과 기업이 함께하는 토론 형식의 회의로 중계 가치가 있다며 생중계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KBS본부는 “청와대 회의 생중계 방송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며 “수신료가 아깝다. 길환영 사장과 임창건 보도본부장은 더 이상 KBS를 욕보이지 말고 당장 KTV로 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