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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유료 콘텐츠 무늬만 '프리미엄'

지면에 나간 기사 그대로 싣고 선정적 뉴스·낚시성 기사 등장

김창남 기자  2014.03.19 13: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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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경제, 한국경제, 조선일보 등이 작년 9월부터 온라인 유료화를 위해 프리미엄뉴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돈 내고 구독하기 싫다” 의견


조선일보를 비롯해 국내 몇몇 일간지들이 시작한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가 지면에 실린 기사를 그대로 싣거나 신문 지면을 디지털화해 기업체에 판매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실한 콘텐츠에 선정적 뉴스나 낚시성 기사마저 등장하고 있어 프리미엄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지난해 9~10월 매일경제와 한국경제가 선보인 ‘매경 e신문’이나 ‘한경플러스’는 지면보기 서비스에다 취재 뒷얘기 등을 덧붙인 ‘프리미엄 뉴스’를 선보이고 있으나, 프리미엄 뉴스는 부가서비스 정도의 위치다.
조선일보도 콘텐츠 유료화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9월 프리미엄 뉴스부를 출범시켰지만, 출범 6개월째 유료화에 대한 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조선은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조선 사이트 오픈 당시 한 달 동안 무료서비스를 실시한 뒤 유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프리미엄조선에 조선일보 기사를 비롯해 선정적 기사와 낚시성 제목의 기사 등이 채워지면서 기존 언론사 닷컴과의 차별성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름만 프리미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 신문사는 지난해 신문 산업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 유료화를 내세우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콘텐츠 유료화는 온라인 공짜 콘텐츠에 익숙해 있는 뉴스 소비방식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뜻한다”며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이 실험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유료화에 대한 성패를 판가름하기엔 시기상조지만, 본격적인 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회사 최고 경영진이 콘텐츠 유료화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과 달리 사업 속도가 더딘 이유는 역설적으로 유료화 시도를 통해 어려움을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론사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조선은 지난해 9월 기자 10여명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뉴스부를 꾸렸지만, 아직 유료화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매경이나 한경 역시 지면서비스에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 등을 담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매경e신문의 경우 비하인드 스토리 메뉴는 신문 지면에 쓰지 못했던 취재 뒷이야기를 게재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매경 지면에 못 나간 기사가 실리고 일부는 수습기자들이 쓴 기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올 초 온라인 유료화에 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는 조선 매경 등의 추이를 살펴보며 연내 유료화 방침으로 한발 뺀 모양새다. 중앙 역시 현 뉴스콘텐츠로 유료화에 대한 승부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료화를 위한 자양분이 되어야 할 프리미엄 콘텐츠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신 종이신문을 전날 배달하는 가판서비스나 종판서비스를 되살리고 디지털화해 각종 모바일 기기로 확대한 지면 서비스가 유료화 전략에 중심이 됐다.

이처럼 국내 뉴스유통시장에서 유료화가 쉽지 않은 것은 규모경제 달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인을 독자로 하고 있는 뉴욕타임스(NYT)마저 지난 2005년 온라인 뉴스 유료화를 시도했다 쓴맛을 봤다. 반면 국내 뉴스유통시장은 잠재적인 소비자를 포함해도 기껏해야 7000만명 내외다. 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온라인 유료화로 인한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또 프리미엄 콘텐츠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가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온라인 유료화를 어렵게 하는 이유다. 이는 반대로 현재까지 유료화로 선보인 콘텐츠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다는 보니 무료 콘텐츠와의 차별성이 없고, 독자 입장에선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식이 돼 버렸다. 지갑을 열 만한 ‘절실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유료화에 대한 시도가 제자리에서 맴돌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독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우선 독자들을 끌어 모으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되다보니 프리미엄 뉴스마저 선정적인 기사나 낚시성 제목 달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유우성, 2012년 대학원 다닐 때 연예인들과 찰칵’, ‘돈 없어서? 방폭복 입지 않은 ‘폭발물 처리반’’, ‘경호받으며 식당서 매운탕 먹던 정총리’ 등이 프리미엄조선에 나온 대표적인 낚시성 제목이다. 성과로 내세울게 없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트래픽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온라인 유료화 성공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모델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그 부담은 기업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해외 사례, 전망 등 영업에 필요한 분석적인 정보이면 돈을 내고도 구입하겠지만, 가십성 기사 등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보로서 가치는 떨어진다”며 “언론사와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몇 계좌씩 사주고 있는 형편이다”라고 푸념했다.

현재 지면 중심으로 편집국이 운영되다보니,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언론계에선 NYT와 같이 온라인 구독상품 가격대를 다양화하는 한편, 깊이 있고 세분화된 ‘생활밀착형 콘텐츠’생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NYT는 이런 노력 덕에 지난해 온라인 유료 구독자 수가 전년보다 19% 늘어난 76만명까지 증가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국내 뉴스시장은 대체재가 많고 이용자 대부분이 정보홍수에 따른 정보 피로감이 노출돼 있다”면서 “하지만 편집국 역량 90%이상을 종이신문에 쏟아 붓는 상황에서 획기적인 온라인 콘텐츠 생산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