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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노골적인 김연아 열애 보도 어뷰징

닷새간 기사만 3천여건…명예훼손 내용도 버젓이 기사화

김희영 기자  2014.03.12 13: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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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와 아이스하키 김원중 선수 관련 어뷰징 기사들.  
 
지난 6일 인터넷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와 아이스하키 김원중 선수의 열애 사실을 보도한 직후, 가히 ‘공해’ 수준의 어뷰징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11일 오후 3시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김연아 김원중’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3천167건의 관련 기사가 나왔다. 열애설이 보도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어뷰징 폭탄’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언론사들은 디스패치의 보도 내용을 이리저리 짜깁기해 제목만 다르게 달아 수십에서 수백건의 기사를 내보냈다.

관련 소식을 가장 많이 보도한 언론사는 조선일보(175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동아일보 139건, 매일경제 94건, 서울신문 83건, 한국일보 69건, 한국경제 42건, 머니투데이 42건, 중앙일보 22건 등이었다.

특히 이 중에는 김원중 선수의 가족과 집안배경, 전 여자친구 등 개인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정보를 기사화한 경우도 있었다. 출처는 대부분 인터넷 댓글이나 SNS 등을 통해 퍼진 루머였다.

‘김연아 열애 인정, 연인 김원중 누나 직업이…’(매일경제) 등 사생활 침해성 기사부터 ‘김연아 열애 인정 “김원중과 여행까지 다녀왔다” 알고보니…’(스포츠한국), ‘김연아 김원중 열애 인정…전 여친들이 탑배우?’(헤럴드경제) 등 낚시성·선정적 기사도 넘쳐났다.

결국 김연아 선수 측이 법적 대응할 뜻을 밝히자 디스패치는 10일 ‘김연아, 김원중, 그리고 오해들’이라는 제목의 해명 기사를 내보냈다. 디스패치는 “최초 4꼭지 이후 그 어떤 보도도 하지 않았다”며 타 매체들의 어뷰징 실태와 왜곡보도를 꼬집었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개별 언론사의 자정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김성태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국민적 스타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당사자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들추거나 사실을 왜곡하고 극화하는 것은 기사 어뷰징뿐만 아니라 언론의 선정주의 차원에서 오랫동안 문제가 된 만큼 사실보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재승 한겨레신문 온라인부문장은 “언론의 근본적인 목적은 이윤이 아니다”며 “트래픽 증가와 이에 따른 광고 수익에 혈안이 돼 저널리즘의 원칙을 어기면 안 된다. 돈벌이를 하려면 언론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안 부문장은 “포털도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며 “언론의 풍토를 망치는 실시간 검색어의 부작용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언론도 포털도 사회에 해악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