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가 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종환 전 서울경제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종환 사장 선임에 구속 중인 장재구 회장이 개입했다며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 사장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종환 신임 사장은 1984년 한국일보 견습 42기로 언론계에 입문한 뒤 서울경제 편집국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 2011년 3월부터 그해 12월 부회장으로 선임될 때까지 8개월간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그로선 2년 3개월만의 ‘사장 컴백’인 셈이다.
예상치 못한 ‘올드보이의 귀환’에 서울경제 내부는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서경 안팎에선 김인영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했다. 오히려 장재구 회장이 아들 제프 장이나 동생 장재국 전 뉴시스 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면서 우려와 반발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주총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김인영 사장은 교체를 통보받았고, 노조도 이날 저녁 관련 소식을 접한 뒤 사태 파악에 나섰다. 서경 노조는 이종환 사장 선임이 장재구-장재민 형제의 ‘합작품’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구 회장은 서경 지분 36.9%를 소유한 최대 주주이고, 장재민 미주 한국일보 회장은 지분 27.7%로 2대 주주다.
그동안 노조는 한국일보와 서울경제에 대한 수백억원의 횡령·배임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장재구 회장이 속죄의 의미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런데 오히려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사장 선임에 또 다시 개입한데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종환 사장 재임 시절 횡령 등의 해사 행위가 벌어진 만큼 이 사장에게도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노조는 5일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 신임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주총을 앞두고 노조가 요구한 △장재구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장 회장과 함께 유죄를 선고받은 노승관 상무 등 재무라인 교체 및 재발 방지에 대한 이 사장 내정자의 약속에 대한 신임 여부도 함께 물을 계획이다.
손철 노조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문제 있는 대주주가 협의한 사장 선임인 데다가 과거 문제에 책임 있는 사람이 새 경영자로 오면서 대주주의 전횡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조합원들에게 신임 여부를 묻고, 만일 불신임 결과가 나온다면 연가 투쟁과 같은 방식을 동원해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