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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MBC ‘돌직구40’ 제작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설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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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MBC의 한 시사프로그램이 전국적인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름부터 묵직한 울산MBC의 ‘돌직구40’은 지역사회에서 성역으로 여겨지는 기업체와 지방자치단체의 치부를 과감히 고발하는 탐사기획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주목을 받기 시작해 방송 두 달 만인 지난해 말 전국MBC기자회가 주는 ‘전국MBC 기자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돌직구40’은 지역 밀착성과 권력 감시라는 지역 언론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프로그램이다. 경쟁 매체의 범람과 매출 감소로 고사 위기까지 몰린 지역방송이 ‘초심’을 회복하는 데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자 한 제작진의 노력은 첫 방송부터 빛을 발했다. 투기로 얼룩진 울산 산업단지의 비리를 고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울산지역의 맹주로 통하는 현대중공업의 산업재해 은폐 실태와 현대자동차 직원 할인의 불편한 진실, 복지의 사각지대 등 사회의 가려진 비리와 편법에 대해 매주 40분간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리고 있다.
설태주 기자는 “지역방송의 수입이 줄어 지자체나 대기업 협찬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환경에서 이들을 향해 돌직구를 날리는 건 어찌 보면 이율배반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외면 받아왔던 진실을 알린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력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에 외압은 피할 수 없을 터. 하지만 설 기자는 “회사에서 모든 외압을 막고 제작진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고 있다”는 말로 우려를 잠재웠다.
‘돌직구40’은 1인 제작시스템이다. 기자 2명과 PD 2명이 4주에 한 번씩 돌아가며 제작을 한다. 설 기자는 “아이템을 정하는 기획 회의는 수시로 열지만 PD나 기자가 취재를 해서 VJ와 함께 촬영을 하고, 오디오 더빙과 화면 편집, 스튜디오 출연까지 모두 혼자 해내야 한다”면서 “취재와 출연만 하던 기자가 편집까지, 편집만 하던 PD가 취재와 출연까지 하다 보니 일정 기간 적응기를 거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기자와 PD가 함께 제작하다보니 일하는 방식이나 소통의 문제로 충돌을 빚기도 했다. 설 기자는 “PD는 기획과 편집을, 기자는 취재와 방송 출연만 하다 보니 서로의 업무에 대해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이라며 “초기에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소통이 힘든 때도 있었지만, 5개월이 넘어가면서 서로 조언도 하고 완전히 안정화됐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설 기자는 “몇 달이 지나도 한 통도 없던 제보전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저희 방송의 비판 대상이 됐던 지자체나 대기업 관계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사회의 곪아터진 비위를 모두 덮어버리지 않고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이 시청자들에게도 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권력기관 감시 외에 불량 먹거리나 의료사고 은폐 등 시청자들의 생활과 밀접한 아이템들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설 기자는 “우리의 기반은 지역”이라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전국적인, 아니 세계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