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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검색어 기사' 사실상 방관

실시간 위주 뉴스 검색, 어뷰징 기사 봇물 한몫

강진아 기자  2014.03.05 12: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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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제재 필요 목소리…언론 스스로 자정 지적도

판에 박힌 듯 찍어낸 검색어 기사의 대량 살포에 포털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이 주도해 기사를 양산하지만 ‘거름막’이 없는 포털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포털 사이트는 언론들의 어뷰징 행태에 별다른 제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 언론사 닷컴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슷한 기사나 제목이 연달아 올라오면 검색 노출에서 제외하거나 후순위로 밀려나 지금처럼 마구 쏟아내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마땅한 제재 방안이 없다 보니 어뷰징으로 인한 문제가 반복 된다”고 말했다.

포털 중에서는 네이버가 모니터를 통해 어뷰징을 판별하고 있다.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일정 개수 이상일 경우 메일 등을 통해 해당 언론사에 개선 조치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밖에 제재나 불이익 수단은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상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아직 제재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검색제휴 해지까지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뉴스 서비스 콘텐츠를 언론사에 의지하는 상황에서 포털이 강하게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시정 요구 메일을 보내도 해당 언론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곧바로 대응할 방안도 없다. 인터넷신문 한 관계자는 “중소 매체와 달리 대형 언론들은 어뷰징 중지 요청 메일을 받아도 무시 한다”며 “네이버가 이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데 견제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의 어뷰징 행태는 포털의 실시간 검색 서비스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포털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뉴스 유통 구조에서 기사가 실시간 위주로 노출되면서 트래픽 등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시간 검색어가 오르내리며 높은 관심을 받기 때문에 언론들은 트래픽을 노리고 기사를 쏟아낸다. 그 때문에 실시간 검색어 폐지도 제기된다. 한 종합일간지 온라인 담당자는 “검색어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아 없애야 한다”며 “여론이 한쪽으로 왜곡되고 상업적으로 악용되는 등 사람들이 검색어에 관심사를 가둘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스탠드 이후 언론사들이 대폭 줄어든 트래픽을 보전하기 위해 검색어 기사에 더 매달린다는 점도 있다. 한 언론사 닷컴 관계자는 “포털의 정책 변화에 언론사들이 대응하면서 발생된 것”이라며 “포털의 영향력이 크고 뉴스 유통구조가 기형적이다 보니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계도 온라인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을 위해 포털의 검색기능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실시간 위주의 뉴스 검색 결과를 신뢰도 순으로 바꾸는 등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포털들은 자체 규제를 하면 언론의 책무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책임을 면피하고 있다”며 “책임을 갖고 뉴스 가치와 중요도를 판단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도 인터넷 뉴스거리를 다수 보도하며 포털에 더 힘을 실어주고 있어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털은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고심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고민하고 있지만 어려운 문제”라며 “언론사들도 스스로 자정작용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