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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불통 비판은 언론의 사명…진보·보수 문제 아냐"

기자협회·언론노조 공동 토론회

김희영 기자  2014.02.26 15: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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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공동 주최로 박근혜 정부 1년 한국 언론의 보도행태를 진단하고 대통령의 소통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변상욱 CBS콘텐츠본부장의 사회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토론회 내용을 정리해 지상 중계한다.

박근혜 정부 1년, 한국 언론의 보도 행태




   
 
  ▲ 최원형 한겨레신문 기자  
 
최원형 한겨레신문 기자=
사실 ‘불통’이라는 표현은 너무 약하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은 일정 프레임 속에 몰아넣고 완벽하게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중요한 이슈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아닌가. 정부는 대북심리전이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누리꾼을 대상으로 국정원이 대북심리전을 했다는 것은 51대 48로 나타나는 지지구도를 일종의 내전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보수언론, 종편, 망가진 공영방송 등은 이 여론전을 주도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48%의 목소리는 등장하지 않거나 기계적 균형이 필요할 때만 손톱만큼 등장한다. 이러한 현상 뒤에는 언론사의 ‘자사이기주의와 결합한 굴종’이 존재한다.






   
 
  ▲ 한규섭 서울대 교수  
 
한규섭 서울대 교수=
한국 언론의 문제는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이념적 양극화, 그리고 여기에 기생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언론 생태계에 원인이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상대 진영을 전부 몰아내고, 자기 진영의 인사가 요직을 차지한다. 기본적으로 정권이 기자들의 생존과 커리어에 직결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결국 이것은 언론을 공멸로 몰고 가는 구조다. 앞으로 어떤 대통령이 나오더라도 현재와 같은 언론 환경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 반대 진영의 언론에게 무차별적으로 공격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적 보도는 정치 혐오, 정치뉴스에 대한 무관심을 발생시킨다. 진보와 보수 언론이 상생의 길을 모색할 때다.






   
 
  ▲ 이기주 LB컨설팅코리아 대표  
 
이기주 LB컨설팅코리아 대표=
언론인, 정치권 생활을 다각도로 겪어보면서 제가 느낀 한국 언론의 특징은 ‘관찰자라기보다 참여자’라는 것이다. 겉으로는 정론지를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정치플레이어로 뛰고 있다. NLL 대화록, 채동욱 사건 등 주요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각 언론은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추리고, 일부는 소실시킨다. 중간지대에 자리한 언론은 갈수록 경영환경이 악화돼 간다. 언론사들은 ‘집토끼’들을 위해 정파성을 노골화한다. 신문은 위기지만 뉴스는 여전히 최고의 영향력을 갖는다. 정파적·감성적 저널리즘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언론의 양극화는 인정한다. 다만 이것이 너무 극단적으로 쏠려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조중동, 한겨레·경향에서 의제를 터뜨리면 방송사들은 이를 중간자적 입장에서 보도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노무현 정권이 탄생한 배경은 방송 때문’이라고 판단하면서 언론 탄압이 꾸준히 이어져왔고, 이제 방송 환경은 굉장히 달라졌다. 조중동은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고, 진보언론은 발언력이 세지 않다. 언론의 이념적 양극화를 강조할 게 아니라, 언론 환경이 이미 황폐화 됐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더 극악한 방식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언론인들이 ‘사실’을 마음껏 보도할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한국 언론의 최대 문제점은 사실보도·균형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1년, 단 한차례 열린 기자회견은 최악이었다. 최근 안광한 MBC 사장이 임명된 것만 봐도 그렇다. 종편이 수준 이하의 시사프로그램으로 막말 방송을 할 때는 아무 말이 없더니 종교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은 단번에 제재를 한다. 국민들은 공정보도에 목말라있다. 뉴스타파, 고발뉴스, 국민TV, 팩트TV 등 대안매체들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 매체들은 1~2년 만에 2~3만명의 후원자를 모았다. 언론이 사회의 공기가 아닌 흉기로 변질됐다면, 최소한의 사실보도·균형보도를 위해 일선 기자들이 좀 더 집요하게 싸워야 하는 것 아닐까.




박근혜 정부의 소통, 무엇이 문제인가




   
 
  ▲ 손석춘 건국대 교수  
 
손석춘 건국대 교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마지막 TV토론에서 “국가정보원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다는 증거도 없다. 민주당은 여성인권침해에 대해 사과조차 안 한다”고 몰아세웠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라면 대통령이 분명히 사과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는 것을 어떻게 정파적 저널리즘이라고 할 수 있나. 이는 진보·보수의 문제도 아니고 정파 저널리즘의 문제도 아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은 언론의 기본 요소이며, 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해온 것은 소통이 아니다. 대통령들의 측근이 반드시 충언을 해야 한다.







   
 
  ▲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
검찰이 기소도 안 한 여직원에 대해 무슨 사과를 하라는 건가. 부실한 수사 자료로 사법부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주장도 삼권분립의 원칙을 깨는 것이다. 반박을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야권은 침묵하는 다수 국민들의 합리적 판단을 제대로 못 읽어내고 있다. 야권이 주장하는 특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대통령 불통을 지적한다면 논리가 안 맞는다. 언론과 기자에게도 할 말이 많다. 지난 1월 집권 1년 만에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들은 불통 문제, 수첩인사 등 대통령의 가장 아픈 부분을 묻지 않았다. 주어진 소통의 기회는 발로 차버리고 대통령에게 소통을 안 한다고 하는 것인가. 소통이라는 것은 각자의 생각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자유다. 이 중 법과 원칙에 따라 의제를 선택하는 것은 대통령의 몫이다.






   
 
  ▲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
(대통령 소통 부재의) 결정적 원인은 언론이다. 언론의 맹목적 편집 때문에 모두가 불통이라는 것을 느끼면서도 정권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정은 외워서 하거나 원고를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과 사회, 역사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되는데 박 대통령의 지난 1년은 전혀 아니었다. 저는 안광한 MBC 사장에게서 절망을 읽는다. 방송공정성특위 소속 야당 의원으로서 느꼈던 절망감도 컸다. 여당 의원들은 회의 자체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방해만 하고 돌아갔다. 김진 논설위원께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기자들을 나무라셨는데, 이들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자들 입장에서는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질문 기회를 박탈당했거나 협박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과연 노력으로 고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



김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 대한) 청와대의 협박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과연 협박이 있었는지,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하셨는지, 기자들이 청와대 협박에 굴복했는지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식으로 문제를 삼고 기자협회와 언론노조가 경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신경민=이번 기회에 대통령 기자회견의 진상을 알아보고 기자회견을 업그레이드 했으면 한다. 협박에 가까운 압박은 말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회견에서는 제대로 해보자는 차원에서 청와대 기자회견 조사보고서를 만들어 이런 말도 안 되는 기자회견이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겠다.



   
 
  ▲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박근혜 정부의 소통은 아쉬운 점이 있다. 박 대통령은 문서로 많은 일을 접하는 유형이다. 일과가 끝나면 이메일, 인터넷 댓글도 자주 본다. 이 때문에 본인은 소통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면대면으로 대화하길 원하다보니 간극이 있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이 일방향의 소통을 쌍방향으로 전환하면 불통의 요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경민=자료는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소통의 DNA는 다운받을 수 없다. 소통은 면대면을 얘기하는 것이지, 기계와의 소통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남은 4년도 어렵다고 본다.



   
 
  ▲ 김홍국 TBS 보도국장  
 
이혜훈=
우리 사회에서 소통은 각자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정원, 철도파업 문제 등에 대해서 ‘왜 우리들이 요구하는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느냐’는 뜻의 소통은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또 지난 한 해 소통이 어려웠던 이유는 ‘불복’의 문제가 묶여있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불복하는 상대방과 소통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문제다.

손석춘=대통령의 일관적 자세는 소신이 아니라 불통이라고 얘기하는 정치학자가 대부분이다. 여전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넘는다고 얘기하는데 과연 그런가. 언론이 사실보도를 했다면 지지율이 이렇게 높지 않았을 것이다. 기자들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보고 성찰해야 한다.

김홍국 TBS 보도국장(국제정치학 박사)=우리나라 대통령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제왕적 권한을 갖고 있다. 대통령의 소통 문제가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다. 지지율은 일순간 하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언론이 비판자,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앞으로의 4년이 제대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