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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기자협회 "민경욱 대변인 부끄럽고 참담"

27.38기 기자들도 비판 성명

김고은 기자  2014.02.06 0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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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 있는 기자들의 자존감, 정녕 어찌하실 건가요?”

현직 KBS 보도국 문화부장인 민경욱 전 KBS 9시 뉴스 앵커의 청와대 대변인 내정을 규탄하는 목소리로 KBS 기자사회가 들끓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물론 기수별 성명이 줄을 이으며 부끄러움과 분노, 참담함을 토로하고 있다.

KBS 기자협회는 5일 ‘민경욱 문화부장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통해 “말문이 막혔다. 부끄러웠고 참담했다”면서 “KBS에서 청와대로, 기자에서 대변인으로, 하루 사이에 옮긴 위치에 KBS는, KBS뉴스는, KBS기자는 ‘공영’이라는 가치를 추구한다는 호소를 시청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새로운 삶’을 말씀하셨지만 20년 넘게 애정을 쏟은 공영방송과 그 구성원에 대한 배려는 어디 있는가”라고 물었다.

또한 “아침에는 KBS 뉴스 편집의 책임을 맡은 주요 구성원으로 회의에 참석했고, 오후에는 청와대 고위 관료 내정자로서 기자들 앞에 섰다. 최소한의 사의 표명도 없는 현직 상태였다”면서 “며칠간 고민했다 했는데 KBS에, 또 기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결론 내렸는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2000년 입사한 27기 기자들도 성명을 내고 “민경욱 전 앵커가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되는 사건은 마지막 남은 KBS 저널리즘의 자존심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행위”라며 “허탈함과 분노에 온 몸이 떨릴 지경”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KBS 앵커를 청와대 대변인으로 앉히겠다는 발상이 참으로 경악스럽다”며 “권력과 거리를 두고 감시와 견제에 매진해야 할 현직 언론인, 그것도 KBS 메인 뉴스 앵커라는 상징을 지닌 인물을 권력의 대변자 자리에 임명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KBS를 정권의 일개 부속기관으로 여기고, 정권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하수인 집단으로 여기고 있음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KBS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의 눈에 이번 대변인 임명이 어떻게 비춰질 지는 명약관화하다. KBS 뉴스를 만드는 이들은 언제든 정권과 한 몸이 될 수 있는 자들이라는 단순한 명제”라며 “앞으로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우리 뉴스를 믿어달라고 호소하고, 우리 뉴스는 공정하다고 감히 입을 놀릴 수 있겠는가”라고 참담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민경욱 전 KBS 앵커를 청와대 대변인으로 내정한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KBS 뉴스를 신뢰해온 시청자들과 KBS 구성원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2011년 입사한 38기 기자들도 성명을 통해 “후배들은 당신이 부끄럽다”고 일침을 가했다. 밝혔다. 이들은 “어젯밤 시청자 앞에서 데스크 분석을 하시고 오전에 단신 사인을 내신 뒤 오후에 청와대로 가 손수 나팔을 잡으신 선배 덕분에 오랜만에 다시 부끄러움이란 감정을 느껴본다”면서 “후배들의 자존심을 팔아 일신의 영달을 쫓는 선배는 선배로 인정할 수조차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