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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인사도 '이중잣대'

[컴퓨터를 켜며]김고은 기자

김고은 기자  2014.01.29 14: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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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비하 글 리트윗(RT·공유)으로 논란을 빚은 임순혜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을 해촉했다. 임 위원이 트위터에서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 즉사’라고 적힌 손팻말 사진을 리트윗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방심위는 지난 23일 비공개 회의에서 “국가원수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함으로써 다수 여론의 비난을 받아 결과적으로 위원회의 품격을 심각하게 저해했다”며 해촉을 결정했다.

임 위원에 대한 해촉은 이례적으로 급박하게 이뤄졌다. 지난 20일 새누리당과 보수진영에서 시작된 문제제기로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해촉동의안이 발의되어 이틀 뒤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 임 위원의 출석 소명 요구는 거부당했고, 대신 서면으로 제출한 소명서에서 “사진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실수”라며 해명하고 사과했지만 묵살됐다.

임 위원은 “법률적 근거가 없는 부당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28일 해촉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신청과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심위는 “위임계약의 해지인 해촉은 위원장의 고유한 권한”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한다.

해촉 처분에 관한 법리적 논쟁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방심위의 정치적 판단과 이중 잣대다. 대통령 비난 글의 단순 리트윗을 문제 삼아 특별위원직을 박탈한 방심위가 대통령 선거운동에 나섰던 심의위원의 위법 행위는 묵인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당 추천의 엄광석 위원은 지난 2011년 현직 심의위원 신분으로 박근혜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엄 위원의 사퇴 요구가 빗발쳤지만, 박만 위원장은 현행 법률상 문제가 없다며 자격 유지를 결정했다.

박 위원장 논리대로라면 임 위원의 리트윗도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그의 트위터 활동과 논문 표절 의혹이 특별위원으로서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데 지장을 초래한다면,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선거운동으로 유죄를 확정 받아 정치적 편향성이 확인된 심의위원이 방송의 공정성 문제를 심의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엄광석 위원은 권혁부 부위원장과 함께 ‘정치심의’, ‘공안심의’ 논란을 주도하며 “위원회의 품격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방심위와 그를 추천한 정부여당이 그의 ‘유죄’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한, 임 위원에 대한 해촉 또한 어떤 정당성도 가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