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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또 '이중잣대'…CBS '뉴스쇼'에 중징계

박창신 신부 인터뷰 '공정성·객관성 위반'

김고은 기자  2014.01.23 19: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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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성의 장이 아니다. 비이성의 쇼다!”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인사에 대한 ‘종북’ 발언을 문제없다고 했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시국미사를 주재한 신부를 인터뷰한 방송에 대해선 중징계를 내렸다. 연이은 ‘정치심의’, ‘이중잣대’ 논란에 더해 방심위가 박근혜 대통령 ‘옹위’ 위원회로 전락했다는 비난 여론이 높다.

방통심의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11월 시국미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발언을 했던 박창신 천주교 전주교구 원로 신부를 인터뷰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9조2항(공정성)과 14조(객관성)를 위반했다며 ‘주의’를 의결했다. ‘주의’는 재허가 심사 시 감점 요인이 되는 법정제재다.

여당 추천 위원들은 ‘뉴스쇼’가 논란의 당사자를 출연시켜 허위 사실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며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법정제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권혁부 부위원장은 “공적 책임을 수행해야 할 방송에서 매우 신중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접근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뉴스쇼’는 그런 점들을 다 위반하고 있어 제재 수위가 가볍지 않다”면서 “더 무거운 ‘해당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및 경고’로 방송사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의’ 의견을 낸 박만 위원장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가슴 아픈 남북 분단 문제와 관련해 방송 진행자가 인터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며 특정인의 일방 주장을 그대로 소개하고 어느 정도 이를 지지하는 태도는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도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고 그릇된 여론 형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행자가 공정한 시각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보다 박창신 신부의 주장을 긍정적으로 확인하거나 간접적으로 지지해서 결과적으로 청취자들에게 박 신부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당 추천인 엄광석 위원도 “연평도 포격을 두둔하는 등 대한민국 국민이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발언의 부당성을 바로잡지 못한 실책이 크고 박창신 신부 발언에 동조하는 듯한 진행자 태도도 문제”라며 중징계를 주장했다.


야당 추천 위원들은 종편 프로그램과는 다른 이중잣대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김택곤 상임위원은 “NLL 대화록 논란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내용 등을 방송한 종편 프로그램 다섯 편에 대해서는 모두 ‘의견제시’나 ‘권고’ 등 행정제재를 한 바 있다”며 “정부 입장에 부합하거나 야당에 대해 공격하는 내용은 행정제재를 하고 정부가 불편할 수 있는 방송에 대해선 중징계를 하니 편파심의니 이중잣대니 논란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낙인 위원도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TV조선 ‘뉴스쇼 판’에 출연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등을 ‘종북’이라고 규정하는 발언을 한데 대해서 방심위가 ‘문제없음’을 결정했던 것과 다른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 위원은 “김성환 구청장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1심에서 800만원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고, 우리 심의 이후 이재명 시장에 대해서도 500만원 손해배상 판결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예훼손도 문제없다고 하고, 사실 관계가 틀려도 객관성 위반이 아니며 논란이 될 만한 사안에 대해 상대방의 얘기를 안 들은 것도 공정성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정미홍 씨 방송 건에 대한 기준대로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박경신 위원은 “정미홍 건을 포함해 종편 채널에 대한 수많은 문제없음과 의견제시 결정과 ‘뉴스쇼’에 대한 법정제재가 어떻게 합치될 수 있나”라고 근거를 캐물었다. 박 위원은 “심의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니 심의위가 밖에서 비난과 조롱이나 당하는 것”이라며 “이건 심의이기를 포기한 심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미홍 씨는 허위 사실을 얘기했지만 ‘뉴스쇼’는 그렇지 않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잘한 게 아니라고 틀림없이 얘기했고, NLL에 대해서도 상식 그대로 얘기했다”면서 “박원순 시장의 명예를 일부러 훼손하는 방송은 해도 되고 백과사전에도 나오는 얘기는 누군가 불쾌하다고 해선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방송심의를 사유화 하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또한 CBS ‘김미화의 여러분’에 대한 방심위 ‘주의’ 징계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온 것과 관련해 “우리가 법원에서 또 한 번 창피당할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곤 위원도 “‘뉴스쇼’ 심의가 불행한 전례를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미화의 여러분’을 포함해 방심위의 심의 결과와 관련해 법원에서 뒤집어진 다섯 가지 사례를 지적하면서 “두고 봐라. 또 하나 나쁜 전례를 얻게 될 것”이라며 “핫이슈에 대해 우리가 번번이 헛다리를 짚고 있는데 왜 그런 차이가 발생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심위는 서양화가 밥 로스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을 방송한 MBC ‘기분 좋은 날’에 대해 ‘관계자 징계 및 경고’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MBC가 지난 1년간 ‘일베’ 사진 합성 등 유사한 사례로 이미 세 차례 이상 징계를 받은 점을 지적하며 이 같은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장낙인 위원도 “종편은 편성권 인정하고 지상파 라디오 프로는 인정 안 한다면 잘못된 잣대”라며. “잣대가 다르다면 우리 심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나” “얼마 남지 않은 2기 심의위 정당성 확보를 위해선 종편이 됐든 지상파 라디오가 됐든 같은 잣대로 심의해야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