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방송계 화두는 생존과 경쟁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수용자들은 날로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방송계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는커녕 올드미디어 구조로 고착화된 시장에서 끊임없는 제로섬게임을 벌이고 있다.
무료 보편 서비스를 책임져야 할 지상파 방송 사업자들은 수익사업에 열을 올리고, 도처에서 경쟁 사업자들 간에 치열한 아귀다툼이 벌어진다. 방송을 ‘언론’이 아닌 ‘산업’으로 규정한 박근혜 정부의 방송정책 기조 하에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KBS 수신료 현실화는 KBS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미디어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의 일성대로 KBS 수신료 인상은 공영방송의 재원 안정화 차원을 넘어 전체 방송 시장을 먹여 살리는 문제로 귀착된다. 광고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수신료 인상에 따른 광고 배분 효과에 회의적인 편이지만, KBS에서 풀린 광고가 위축된 방송광고 시장에 숨통을 불어넣어주기를 기대하는 심리도 크다.
‘먹거리’ 문제의 한 축이 수신료 인상이라면, 다른 한 축은 광고 규제 완화다. MBC와 SBS는 KBS의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측면 지원하는 한편, 중간광고 허용과 광고 총량제 도입을 골자로 한 광고 규제 완화를 적극 주장하고 있다. 지상파가 UHD(초고화질) 방송을 위한 주파수 확보 경쟁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면에는 광고제도 개선이라는 실질적인 속셈도 있다. UHD 방송 상용화를 위해서는 중간광고 허용 등을 통한 재원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지상파의 방송광고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8년 이후 쭉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에는 인터넷 광고 시장에 추월당하면서 맹위가 한풀 꺾였다. 올해 사정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내놓은 올해 광고경기 예측지수(KAI)에 따르면 지상파는 평균(111.4)을 밑도는 105.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포함한 광고 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이다.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는 지난 연말 ‘동일서비스 동일규제’와 방송산업 활성화 원칙에 따라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방통위에 전달했다. 그러나 저항세력이 만만치 않다. 종편과 유료방송 업계 등은 “지상파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할 우려가 크다”며 펄쩍 뛰고 나섰다.
종편의 경우 3월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 사업자가 나올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경재 위원장도 “종편 4개는 너무 많다”며 비정상적 상황을 공공연히 지적한 바 있다. 방송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사업자 1~2개는 탈락시키는 것이 순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방통위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사업자를 탈락시키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게 언론계와 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재승인과 맞물려 종편의 미디어렙 체제가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종편은 그동안 미디어렙법 적용 유예로 광고 직접 영업을 해왔으나 4월부터는 미디어렙을 통해 광고 판매를 대행해야 한다. 기존의 코바코와 미디어크리에이트 1공영 1민영 체제가 1공영 다민영 체제로 본격 재편되면서 광고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