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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16일 세계기자대회(World Journalist Conference) 참석차 한국을 찾은 짐 보멜라 국제기자연맹(IFJ) 회장이 서울시 중구 한국기자협회 회의실에서 해직언론인과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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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파업으로 해직된 MBC 박성호 기자 등 6명에 대한 해고무효확인소송 1심 판결이 오는 17일 나온다. 이번 판결은 3년째를 맞는 MBC 해직 사태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민주노총 법률원의 신인수 변호사는 “방송사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만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판결의 핵심은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법원의 해석 여부에 달려 있다. 해직자들은 2012년 파업에 대해 “공정방송이라는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정당한 싸움”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MBC측은 “사장 퇴진을 주목적으로 한 불법 파업”이라는 혐의를 덧씌웠다.
판결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행여 6명 전원에 대한 해고 무효 판결이 나온다 하더라도 이들의 복직 투쟁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 MBC는 지난해 11월 이상호 기자 해고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에 대해 항소 의사를 밝혔다. 여차하면 대법원까지도 갈 태세다. 기존 MBC 단체협약에 따르면 해고나 징계와 관련해 법원이 구제 명령을 내릴 경우 항소 여부와 관계없이 즉각 복귀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러나 김재철 전 사장이 단체협약을 일방 해지한 이후, MBC에서 이 같은 ‘상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해직 사태 장기화는 당사자나, 가족과 동료들 모두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YTN 해직 기자 6명에게 지난 6년이 그런 시간이었다. MB정권 출범 첫 해인 2008년 10월 해고된 6명의 해직 기자들은 2009년 11월 1심에서 전원 해고 무효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사측의 항소로 2011년 4월 내려진 2심 판결은 3대3으로 엇갈렸다. 이에 노사가 동시에 불복해 제기한 상고는 대법원에서 2년 9개월째 계류 중이다.
국회 방송공정성특위는 지난해 11월 8개월간의 활동을 종료하며 해직 언론인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런데 정작 사법부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판결문만 만지작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 홍보심의관 이현복 판사는 “검토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사건이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라며 “사안에 따라 길게는 6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언론계에선 대체로 대법원 판결 이전에 노사가 내부적으로 해직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YTN이나 MBC나 해직자 복직에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방송공정성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해직 언론인 문제 결의문을 전달하기 위해 배석규 YTN 사장과 김종국 MBC 사장을 차례로 만났으나, 의례적인 답변을 받아내는 데 그쳤다. MBC 방문에 배석했던 한 참석자는 “김종국 사장은 (연임에 신경 쓰느라) 해직자 문제에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어 보였다”고 전했다.
이정호 전 부산일보 편집국장도 1심에 이어 지난 8일 2심에서도 해고 무효 판결을 받았지만 사측은 상고할 방침이다. 조상운 국민일보 해직기자도 해고가 정당하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이 잘못이라는 1심 판결에 이어 오는 17일 2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2심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대법원까지 가서 다툴 가능성이 크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던, 그러나 분명 누군가는 의도했을 일련의 상황들. 정영하 전 MBC노조 위원장은 이렇게 일갈한다. “해직자들이 돌아오고 언론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언론의 시계는 MB정권 7년차를 향해 돌아가고 있을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