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노사 단체협약에 의한 신임투표가 진행 중인 본부장을 전격 교체해 ‘꼼수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BS는 8일 저녁 장성환 TV본부장을 면직하고 서재석 정책기획본부 기획국장을 신임 TV본부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KBS 양대 노조가 장성환 본부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인사였다.
KBS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지난 7일부터 취임 1년이 경과한 장성환 TV본부장, 이종옥 기술본부장, 문창석 시청자본부장 등에 대한 신임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본부장 신임투표는 길환영 사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것인 만큼 길 사장 체제 1년을 평가하는 의미도 있었다.
그 중 장성환 전 본부장은 최근 ‘TV쇼 진품명품’ 방송 파행 사태를 비롯해 끊임없는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의 책임자로 압도적인 불신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단체협약에는 불신임 의견이 재적 대비 3분의2 이상이면 해임을, 과반이면 인사 조치를 사장에 건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높은 불신임이 예상되는 장 전 본부장을 전격 경질한 것은 문책성 인사라기보다 신임 투표 결과에 따른 파장을 줄이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노조는 9일 성명을 내고 “장 본부장은 최근 ‘진품명품’ 사태에서 일방적 MC 선정, 제작진 교체, 녹화 강행 등 파행의 1차 책임자로 이번 신임투표가 끝나면 어차피 집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였다”면서 “길환영 사장은 자신이 1년 전 임명한 본부장에 대한 압도적 불신임이 자신에 대한 불신임으로 해석될 것 같으니까 비겁한 꼼수를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제작 자율성을 파괴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편성위원회 합의를 무효화하고, 단체협약에 보장된 공정방송의 제도적 장치 중 하나인 ‘본부장 신임투표’마저 꼼수로 피해가려 한 책임을 길환영 사장에게 묻고자 한다”면서 “향후 길환영 사장 1년에 대한 전직원 설문조사와 사장 신임투표 등을 포함,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길환영 사장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와 심판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대 노조는 교체된 장성환 전 본부장을 신임 투표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종옥 기술본부장과 문창석 시청자본부장에 대해서만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임 투표 기간은 14일까지다.
한편 서재석 신임 TV본부장은 PD 출신으로 편성기획팀장, 편성국장, 편성센터장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11월부터 정책기획본부 기획국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