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JTBC ‘뉴스9’에 이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예고해 ‘정치심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여당 측 심의위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방심위 내부로부터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7일 성명을 내고 “중립성·일관성이라는 최소한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위원들로 인해 우리는 전혀 안녕하지 못하다”며 권혁부 부위원장과 엄광석 위원의 사퇴와 정치심의 중단을 요구했다.
권혁부 부위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방심위 산하 방송심의소위는 지난 3일 야당 추천 위원들이 ‘정치심의’ 보이콧을 선언하며 전원 퇴장한 가운데,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한 박창신 신부를 인터뷰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해 법정제재 의견으로 전체회의 상정을 의결했다. 권혁부 방송심의소위원장과 엄광석 위원은 ‘경고’ 이상의 중징계 의견을 냈다.
방심위지부는 “이 결정은 위원회의 오랜 공정성 심의 기준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위원회 직원들조차도 공정성 심의기준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면서 “국민과 우리를 더욱 안녕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여당 추천 위원들의 자의적이고 일관성 없는 심의태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소위에서 권혁부 소위원장은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워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국민적 평판을 해치는 내용조차 방송 현장에 끌어내놓고 그 진위가 뭔지 알아보는 게 방송의 책무라고 보지 않는다”, “해당 사안은 시사대담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등 방송법이 보장하는 방송사의 편성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발언으로 논란을 샀다.
방심위지부는 “더욱이, 권혁부 소위원장 자신이 지난달 18일 정미홍 전 아나운서가 서울시장·성남시장 등을 종북 성향으로 발언해 문제가 된 ‘TV조선 뉴스쇼 판’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장안에 화제가 되니 방송사가 공적영역에서 다룰 가치가 있다고 보고 불러 대담한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비춰볼 때, 방송출연자에 대한 자의적이고 비일관적인 심의행태를 스스로 드러낸 꼴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엄광석 위원 역시 정미홍 전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진보든 보수든 화제가 된 인물을 방송사가 인터뷰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주의할 점은 방송사의 편성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옹호해 놓고 CBS ‘뉴스쇼’에 대해서는 박창신 신부를 출연시켰다는 이유로 사상 검증을 시도하는 듯한 언행을 서슴치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방심위지부는 “사안에 따라 심의기준이 바뀌고, 방송사의 편성권마저도 무시하는 듯한 권혁부·엄광석 위원의 행태에 우리는 부끄러움과 분노를 느낀다”며 “오로지 자신의 안녕만을 위한,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심의가 국민적 신뢰를 잃게 만들었고 결국 명예훼손 분쟁조정, 권리침해정보 심의, 선거방송심의 등의 업무가 위협받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박만 위원장은 권혁부 부위원장과 엄광석 위원을 방송심의소위에서 즉시 배제하고, 권혁부·엄광석 위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거듭 촉구하며 “국민과 위원회 그리고 우리의 안녕을 해치는 위원들에 대한 투쟁”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