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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안 일방 처리 '역풍'

여야 방통위원 "의결 강행 유감"…"경영진이 오히려 발목잡아" 지적

김고은 기자  2013.12.18 14: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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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단체와 시청자단체 여성 활동가들이 지난 16일 여의도 KBS 본관 2층 시청자광장에서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KBS 안전관리 요원들이 기자회견 진행을 완력으로 저지하면서 활동가들이 부상을 당하고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했다. (뉴시스)  
 
KBS가 수신료 인상안 일방 처리로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KBS 이사회 여당 이사들 7명에 의해 단독으로 처리된 수신료 인상안은 절차상 문제뿐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하자가 많다는 비판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검토 단계부터 뜨거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방통위는 17일 전체회의에서 KBS가 제출한 수신료 1500원 인상안을 보고하고 관련 전담반을 구성해 검토를 거친 뒤 다음 달 중 결론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처리 불가’ 입장을 천명하면서 경우에 따라 KBS 이사회가 재의결을 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충식 부위원장과 양문석 위원은 이날 전체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이사만의 일방적 의결로 국민의 주머니를 기습적으로 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시 KBS 이사회에서 이사 11명 전원이 참여하는 토론을 거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당 추천인 김대희 위원도 “수신료 인상이 절반의 이사회에서 의결된 것은 유감”이라며 “KBS가 제출한 광고 감축, 자구 노력 등의 계획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KBS는 수신료가 4000원으로 인상되면 광고 수입을 2012년 기준 2100억원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100억원의 산출 근거나 광고 감축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 계획에 대해서는 사실상 함구하다시피 하고 있다. KBS 이사회 야당 이사과 여당 이사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했던 수신료 회계 분리에 관한 내용도 방통위 제출 서류에선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대신 수신료를 3년마다 올리도록 수신료 산정기간을 법제화 하고 수신료 부과 대상을 ‘TV 수상기’에서 ‘TV 수신기기’로 범위를 확대해 줄 것을 방통위에 요청했다. 이사회 의결은커녕 검토조차 거치지 않은 내용을 ‘정책제안’이란 형식으로 제출한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통한 TV 시청에 대해서도 수신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은 “수신료 조정안과는 별개”라는 KBS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충식 부위원장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올라온 안건은 받을 수 없다”며 “허점투성이 보고서는 즉시 KBS로 회부되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시민사회 여론 동향에 대한 KBS측의 이중적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KBS는 수신료 인상을 찬성하는 시민단체들의 성명을 홍보실을 통해 보도자료로 뿌리면서 16일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기자회견은 과잉 진압으로 대응해 비난을 샀다. 수신료 인상안 일방 처리부터 시청자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폭력 행사 논란까지, KBS 경영진의 거듭된 ‘악수’가 결국 수신료 인상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수신료 인상을 정부 차원에서 강행 추진하고 있는 만큼 처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방통위는 야당 상임위원들이 청와대 외압 의혹을 제기할 정도로 수신료 인상안 처리에 대해 전례 없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 달 중 의견서 채택을 의결하기로 한 것도 2월 국회 통과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상파 방송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수신료 인상을 통한 광고 재원 확보를 기초로 만들어진 만큼, 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도 있다”며 “결국 관건은 방통위와 국회 단계에서 민주당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대응하느냐에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