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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페북, 정보는 팟캐스트로…"기성 플랫폼 수명 얼마 안 남았다"

모바일 환경이 앞당기는 '개인미디어' 시대

원성윤 기자  2013.12.18 14: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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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20년 안에 시청자들은 리니어TV(선형TV)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을 것이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유료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의 사장 리드 헤이스팅스는 주주들에게 이런 편지를 보내 기존 지상파 방송관계자들을 잔뜩 긴장시켰다. 주파수 대역대가 아닌 인터넷을 이용해 방송을 하는 넷플릭스가 전세계 41개국 4030만명의 가입자를 훌쩍 넘기며 기존의 방송개념을 허물고 있다. 한국에서도 우회경로로 접속해 한글자막을 받아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인터넷 상에서 떠돌 정도다.

헤이스팅스 사장은 “시청자들이 더 이상 복잡한 리모콘을 눌러가며 휴대도 하지 못하는 TV스크린으로 자신의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짜릿한 비디오 화질, 그동안 상상하지 못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편성표와 공급자 방식에서 시청자가 보고 싶은 방송을 직접 편성을 하는 방식으로 넘어가면서 점차 본방송의 개념이 무력화되고 있는 것이다. 신문과 방송을 막론하고 콘텐츠만 잘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시대에서 플랫폼을 가진 업체가 강자라는 쪽으로 점차 수렴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방송 한 관계자는 “이제 지상파방송의 수명이 3년 밖에 안 남았다는 얘기를 농담 아닌 농담으로 하고 다닐 정도”라며 “지상파 플랫폼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모멘텀은 확실히 넘어간 거 같고, 가라앉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포털도 위협하나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개인형 미디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16일 ‘2013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일부터 3개월간 전국 3만 가구의 만 3세 이상 가구원 7만7402명을 방문 면접한 결과 최근 2년간 스마트폰을 보유한 가구 비율은 작년 65.0%에서 79.7%로 높아져, 2년 전(42.5%) 보다는 거의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비 가구 인터넷 접속률은 증가(97.4%→98.1%) 했지만, 유선 인터넷 접속률은 낮아졌다(82.1%→79.8%). 대신 장소에 구분 없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율은 대폭 높아졌다(58.3%→91.0%).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지난 2일 뉴스피드의 랭킹 알고리즘을 개편하며 사실상 뉴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쓰는 성인 사용자 절반이 페이스북에서 기사를 읽는다고 밝힐 정도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크버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만을 위한 최적의 맞춤형 신문(The most personalized Newspaper)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친구들의 소식을 듣거나 기업 홍보의 장에서 벗어나 뉴스피드 창에서 뉴스를 더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뉴스피드에서 특정 기사를 클릭하면 3~4개의 연관 기사를 보여줄 예정이다. 사용자가 직접 볼 뉴스를 선택하고, 사용자의 친구들이 ‘좋아요’를 누른 기사들을 선별해 추천기사로 띄워주는 등 기사공유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식이다.

이 같은 페이스북의 조치는 뉴스피드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읽지 않는 콘텐츠는 줄이는 대신 유용한 정보를 늘려 가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뉴스피드 등장 이후 웹이 ‘흐르는(스트리밍)’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도 개인 스스로가 ‘좋아요’를 눌러 맞춤형 뉴스를 받아보는 페이스북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한 관계자는 “포털에서도 개인에게 맞춤형 뉴스 서비스의 주도권이 서서히 페이스북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은 이제 인터넷에 검색한 후 사이트를 찾아서 들어가는 것보다 여기저기서 흐르는 정보를 채집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이 선전하는 팟캐스트
“언론이 안녕하지 못해 안녕하지 못합니다.”
최근 유행하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행렬 가운데 ‘안녕하지 못한’ 대상 가운데 하나로 언론도 지목 당하고 있다. 기성언론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팟캐스트 역시 개인 맞춤 미디어로 자리매김하며 대안언론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특히 2011년 4월 ‘나는 꼼수다’가 시작하며 팟캐스트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졌다. 현재 국내 팟캐스트 채널수는 6400개에 육박할 정도로 일련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예술, 문학 등 가운데 자신이 선호하는 분야를 선택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듣거나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TV와 라디오에서는 찬밥신세이지만 저력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책 분야이다. 대표적인 인기 채널인 ‘이동진의 빨간 책방’은 영화평론가인 이동진 전 조선일보 기자의 다양한 저술활동 덕에 팟캐스트 순위에서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가 기획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인기가 있는 팟캐스트들에 전현직 기자 등 언론인들이 다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오마이뉴스의 ‘김종배의 이슈 털어주는 남자’나 시사IN 고재열, 한겨레 최성진 기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최고탁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TV 미디어비평 팟캐스트 ‘민동기 김용민의 미디어토크’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민 PD는 대안미디어가 계속해서 수명을 이어가고 있는 데는 현 미디어 지형의 보수쏠림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PD는 “기성 언론에서 다루지 못하는 환경과 권력의 거대한 욕망이 보여주지 못하니 청취자들이 팟캐스트라는 대안미디어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일선 현장을 뛰는 기자들이 취재 뒷이야기를 소탈하게 풀어내면 개인미디어로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