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지난 4일 ‘2013 미디어 어워드’ 순위를 발표했다. 한국언론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는 신뢰성·공정성 1위를 차지한 YTN과 유용성 1위를 기록한 SBS의 선전, 그리고 종합편성채널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면을 뜯어보면 날개 없이 추락하는 공영방송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함의가 크다. 영향력이 가장 크지만 신뢰도나 공정성은 신통치 않은 KBS, 그런 KBS와 함께 공영방송의 양대 축을 형성했으나 지금은 ‘종편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MBC의 현실이 지난 7년간의 기록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어워드 조사가 처음 실시된 지난 2007년 이후 7년간 공영방송은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2008~2010년 신뢰도 1위였던 KBS는 2011~2012년 4위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한 단계 더 하락해 5위를 기록했다.
공정성 부문 성적표는 더욱 초라하다. 2007~2008년 공정성 2위였던 KBS는 이듬해부터 3위로 내려앉더니 올해는 5위까지 하락했다. 2년 연속 2위를 차지한 SBS와 대조적인 결과다.
MBC는 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2007년부터 5년간 신뢰도 5~6위를 지켜왔던 MBC는 공정보도를 요구하는 파업이 촉발된 지난해부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더니 올해도 역시 순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7~2010년 4위를 기록했던 공정성 조사에서도 3년 연속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MBC는 유용성은 물론 영향력 부문에서도 순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비단 이번 조사만이 아니라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MBC는 이미 공영방송으로서는 물론 언론사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기자협회가 실시한 신뢰도·영향력 조사에서 충격적인 0%대를 기록한 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공영방송의 하락세와 대조적으로 개국 3년째를 맞은 종편과 보도채널들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보도전문채널인 뉴스Y는 공정성 부문에서 KBS의 뒤를 이어 6위를 기록하고 신뢰성과 유용성 부문에서도 8위를 차지했다. 종편 MBN은 공정성과 신뢰성에서 각각 7위와 9위를 기록했다. JTBC는 공정성 부문 8위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평가를 받는 것이 JTBC다. 조사 결과 JTBC를 매일 시청하는 언론학자들은 JTBC가 가장 공정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TBC를 매일 시청한다고 응답한 언론학자들은 37명으로 YTN(115명)과 KBS(197명)에 비해 비교적 소수였으나, 이들이 매긴 JTBC의 공정성 점수는 유일하게 4점대를 돌파한 4.0676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연구소 측은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 체제에서 꾀한 변화의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하며 향후 시청률이나 노출빈도에 따라 JTBC의 순위가 급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종편을 소유한 미디어의 영향력도 증가세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각각 TV조선과 JTBC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총점이 대폭 오르며 영향력 2위와 5위를 각각 차지했다. KBS는 7년째 부동의 영향력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신뢰도와 공정성 등 미디어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색한 평가와의 괴리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안게 됐다.
성지연 미디어미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KBS가 신뢰성·공정성에서 그 만큼의 가치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양상은 여전하다”면서 “영향력 있는 미디어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