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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특파원 '여풍'

워싱턴 특파원에 김미경 차장 내정…베이징·도쿄 모두 여성 기자 체제로

김희영 기자  2013.12.04 14: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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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김미경 국제부 차장, 김민희 도쿄 특파원, 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서울신문에 ‘여풍’이 거세다. 지난해 2월 주현진 기자, 지난 7월 김민희 기자가 각각 베이징과 도쿄특파원으로 발령난 데 이어 22일 김미경 국제부 차장이 워싱턴특파원에 내정됐다. 이로써 서울신문의 특파원이 모두 여성 기자들로 채워졌다.

서울신문 여성 기자들의 강세는 예견된 것이었다. 본보가 지난 8월 주요 종합일간지와 방송사 등 14개 언론사를 상대로 한 여기자 현황조사에서 서울신문이 28.3%(173명 중 49명)로 가장 높은 여기자 비율을 보였다. 서울신문 한 기자는 “10년차 이하 기자들 중에서는 여기자가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기자가 양적으로 늘었지만 질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서울신문의 특파원 선발은 공모를 통해 엄격하게 이뤄진다. 지원서와 활동계획서 등을 검토한 뒤 두 번의 면접을 거친다. 1차 면접에는 논설실장, 편집국장, 편집담당 이사, 부국장 등 6명의 면접관이 참석하고 2차에서는 임원면접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워싱턴특파원의 경쟁률은 3대1로, 김 차장을 제외한 후보자가 모두 선배인 남성 기자였다.

김 차장은 2009년부터 1년간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 지원으로 스탠포드 대학에서 연수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특파원 준비를 시작했다. 김 차장은 “2006년부터 외교·통일·국방을 출입하며 특파원을 꿈꿨다”며 “영어는 갈수록 기본이 돼 간다. 경쟁력을 더 키우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김민희 도쿄특파원은 2006년 입사자로 도쿄특파원 중 막내다. 대학생 시절 섭렵한 ‘일드’(일본 드라마)로 일본어 독학에 성공했다. 현재 황성기 일본법인장과 함께 일본어 타블로이드 신문 ‘테소로’ 발행에 참여하고 있다. 주현진 베이징특파원은 화교 출신으로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한다. 언론사 역대 세 번째 베이징 여성 특파원이기도 하다.

현재 워싱턴과 베이징, 도쿄에서 활동 중인 국내 언론사 특파원 중 서울신문 특파원을 제외한 여성 기자는 이진숙 MBC 워싱턴 지사장, 정미경 동아일보 워싱턴특파원, 김경민 이데일리 베이징특파원, 홍수진 KBS 도쿄특파원 등이 전부다. 여기자들이 급증하며 주요 보직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특파원은 아직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차장은 “여성 특파원은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라며 “(서울신문의) 이러한 흐름이 점차 많은 언론사에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여성 특파원들은 언어적 능력, 취재원 접근에 대해서는 여성으로서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특파원으로서의 고충은 남녀의 구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민희 특파원은 “특파원은 화려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라”며 “정해진 부서 없이 모든 분야를 다뤄야하다보니 힘든 점이 많다”고 했다. 주현진 특파원은 “여성으로서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폐쇄적인 취재환경 등에서 나오는 어려움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혼 여성 특파원은 자녀 양육도 큰 숙제다. 주현진 특파원은 현지에서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그는 “남자 특파원처럼 살림을 맡아주는 부인이 있다면 좀 더 편할 것”이라며 “제가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것도 가족들의 격려와 지원 덕분”이라고 했다. 미혼인 김민희 특파원은 “혼자서도 어려운 것이 특파원 생활인데 양육을 겸하는 선배를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김 차장은 내년 2월 초 워싱턴으로 떠날 채비에 분주하다. 김 차장은 “떠나기 전 선배들의 경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바쁘게 약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