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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법조팀, 언제 책까지 썼나?"

'전관예우 비밀해제' '민간인 사찰과 그의 주인' 등 출간

강진아 기자  2013.12.04 1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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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일간지 부서 중에서도 가장 바쁘다는 사회부 법조팀. 올해 역시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파문, 각종 대기업 수사 등 예외는 없었다. 굵직굵직한 사건을 각 언론사 사이의 치열한 경쟁 속에 뒤쫓는 와중에 한해 책 2권을 연달아 출간한 팀이 있다. 지난 5월 ‘전관예우 비밀해제’에 이어 지난달 27일 ‘민간인 사찰과 그의 주인’을 펴낸 한국일보 법조팀이다.

‘민간인 사찰과 그의 주인’은 이명박 정부 당시 이뤄졌던 민간인 불법 사찰 전모와 그 이면을 추적한 책이다. 7명의 한국일보 법조 기자들은 55책에 달하는 수만 페이지의 사건 수사기록과 재판 기록,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보고서, 언론 기사 등 방대한 자료를 끌어 모아 약 1년간 분석했다. 집필에 참여한 강철원 한국일보 기자는 “어렵게 확보한 자료를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록차원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국가차원의 조직적인 범죄”인만큼 국민들에게 다시 환기시킨다는 목적이다. 사찰 문제는 국민들의 일상을 깊이 파고들었지만 점점 관심 밖이 되고 있다. 의혹 규명은커녕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똑같은 역사가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그 심각성을 파헤치는 데 주력했다. 또 신문의 특성 상 새로운 사실 위주의 단발성 기사에 그쳤다는 반성도 있었다. 법조팀은 서문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자성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출간 후 법조인들도 기록물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전관예우 비밀해제’는 한국일보가 지난 3월 기획 시리즈로 낸 ‘공직사회 지배하는 로펌’을 보강한 책이다. ‘고삐 풀린’ 전관예우의 실태와 대형 로펌 폐해를 집중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법조 출입기자라면 누구나 익히 알 정도로 문제가 많은 전관예우이기에 기사는 많지만 정작 관련된 책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다루게 됐다.

잇따른 책 출간은 ‘팀워크’의 힘이 컸다. 특히 민간인 사찰 기록은 법조 기자 한명이 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닌 만큼 일 분담이 중요했다. 강 기자는 “누군가 책을 제안했을 때 한 명이라도 내키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팀원들 모두가 취지에 공감하며 의견이 일치했고 잡음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한국일보 편집국 폐쇄 사태 당시에는 잠시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법조팀은 하반기에 뒷심도 발휘했다. 지난 8월과 9월 이달의 기자상을 연속으로 수상한 것이다. 크고 작은 단독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 역시 기자들의 취재 장점이 잘 조화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한편 현재 한국일보 사회부는 주요 직책에 여기자들이 포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희정 사회부장을 비롯해 수석차장에 김희원 기자, 법조팀장에 이진희 기자다. 법조팀의 수장인 이진희 기자는 역대 최초의 여성 법조팀장이다. 단독 보도 등 사회부 지면이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온 사회부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