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방송공정성특위가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방송공정성특위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보도의 공정성 및 방송 제작 자율성 보장, SO와 PP의 시장점유율 개선 방안 등 핵심 사안들에 대해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28일 8개월간의 활동을 종료했다.
방송공정성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그간의 논의 내용을 담은 보고서와 해직언론인 관련 결의문을 채택했다. 여야는 △KBS·EBS 이사 및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위원 결격사유 강화 △KBS 사장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보도·제작·편성의 자율권 보장을 위한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설치 △KBS·EBS 이사회의 방통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의 속기록 작성 의무 규정 등에 대해선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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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7일 오전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특위 회의실에서 의원들이 논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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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야당과 언론노조 등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최소 조건으로 요구해온 이른바 ‘특별다수제(사장 선임 시 의결정족수를 3분의2 이상으로 강화)’에 대해선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상민 특위 위원장은 여야가 합의한 부분과 합의되지 못한 내용을 모두 보고서에 포함시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로 넘길 예정이다. 하지만 특위에서 합의되지 못한 특별다수제 등의 사안이 미방위에서 처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언론·시민단체들은 ‘식물특위’였음을 입증한 방송공정성특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언론정상화를 위한 시민사회 공동대책위원회는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조직 개편안을 처리하는 와중에 합의한 면피용 특위로서 애당초 기대할 게 없었다는 언론계 안팎의 비아냥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며 “언론 의제가 또 한 번 정쟁에 악용된 사례로 대한민국 정치사에는 큰 오점으로, 언론사에는 최악의 비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공대위는 가장 큰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여야가 추천한 교수들로 구성된 자문단에서조차 특별다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는데 새누리당이 이를 거부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논의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은 불성실함, 지엽말단을 꼬투리 잡아 성과 도출을 무산시키고도 활동시한 연장에 버젓이 반대표를 던진 뻔뻔함, 노조가 정치 편향적이라는 억지를 부리고 이를 빌미로 상급단체 탈퇴까지 종용하는 반헌법적 행태 등 새누리당의 후안무치한 행태는 역사와 우리 머릿속에 또렷이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무능한데다 전략도 부재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공대위는 “특위는 여야 동수였고 위원장을 민주당이 맡았다. 그런데도 시종일관 자신들의 한계만 내세우며 엄살을 떨었다”면서 “방송 공정성이 중요하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은 ‘립서비스’에 불과했던 건지 참담하고 원통스러울 따름”이라고 성토했다.
다만 해직언론인의 복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점은 의미 있게 평가했다. 특위 결의문에는 해직언론인 문제가 방송의 공정성 중립성 보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국회 차원의 해결 방안 모색과 정부 기관 및 노사 양측의 대응을 촉구하는 취지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야당과 무소속 의원 33명 공동 발의로 국회에 제출된 ‘해직언론인 등의 복직 및 명예회복 등에 관한 촉구 결의안’도 △정부는 해당 언론인들의 복직과 명예회복에 적극 나설 것 △방송사 및 언론사는 해당 언론인들의 해직 또는 징계처분을 즉시 철회하고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 △정부는 해당 언론인을 징계한 방송사 및 언론사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공대위는 “여야가 이명박 정권에서 공정방송을 외치다 억울하게 해직된 언론인들을 구제하라고 의견을 모은 만큼 MBC와 YTN 사측은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사법적으로도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하나 둘씩 나오고 여야 정치권의 합의된 결의도 나온 만큼 즉각 복직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방송공정성특위가 소득 없이 활동을 종료한 것을 규탄하며 29일 오후 2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