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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은 독서·꾸준한 신문읽기 뒷받침된 수작 많아

기자협회 주최 전국 초중고 학생 논술대회 심사평

이희용 심사위원장  2013.11.20 14: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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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희용 심사위원장 ·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부국장대우 재외동포부장  
 
요즘 학생들은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빠져 책과 신문을 잘 읽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기자협회의 논술대회에는 폭넓은 독서와 꾸준한 신문 읽기가 뒷받침됐음이 틀림없는 우수작들이 쏟아졌다.

부문별 500편 안팎의 글(총 1540편) 가운데 1차 심사를 거쳐 50~100편으로 간추린 뒤 3명의 본심 심사위원이 집중 검토하고 토론을 벌여 수상작을 가려 뽑았다.

문장력, 논리 전개, 창의력, 맞춤법과 원고지 사용법 등의 기준을 고루 적용해 평가하되 초등학생 부문에서는 창의력에 무게를 더 두었고 고등학생 부문에서는 설득력 있는 논리를 중시했다.

초등학생에게 주어진 주제는 ‘한반도 통일은 필요한가’였다. 찬성론자들은 이산가족 문제 해결, 경제적 효과, 평화 체제 구축 등을 든 반면 반대론자들은 막대한 통일 비용과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내세웠다.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윤준석 군은 분단된 조국을 아픈 호랑이에 비유해 통일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통일을 향한 여정을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는 과정에 빗대 통일 노력을 호소했다. 초등학생다운 순수성을 지니면서도 잘 다듬어진 문장을 구사해 심사위원들을 감탄하게 했다.

김나현 양은 통일이 가져다줄 이득을 세 가지로 나눠 설득력 있게 논리를 전개했다. 흠잡을 데 없는 매끄러운 글이었지만 창의력이 두드러지지 않아 최우수상에 머물렀다. 남북한 학교 자매결연과 교환학생이라는 참신한 제안을 한 문희정 양과 통일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김지수 양의 글도 호평을 받았다.

중학생 참가자들은 인터넷과 SNS의 언어폭력 개선책으로 실명제와 처벌 강화를 많이 거론했다. 부작용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다수였다.

조유정 양은 비속어 사용 빈도에 따라 댓글 작성 기능을 일시 제한한다거나 비속어 목록을 정해 해당 비속어가 포함된 글은 게시를 차단하는 등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주영 양도 SNS 상의 ‘언어폭력 스톱제’를 제안했다. 문장도 매끄럽고 표현력도 좋았으나 개선책의 구체성이 다소 떨어져 대상을 놓쳤다. 김명주 양은 글머리에 최진실 자살 사건을 내세워 읽는 이의 주목을 끌었고, 박승욱 군은 익명성이라는 가면을 이용해 언어폭력을 저지르는 속성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고등학생 부문의 주제는 낮은 출산율과 높은 자살률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것이었다. 둘 사이의 연관성을 포착해 논리를 전개한 학생도 있었고 둘을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서술한 학생도 있었다. 사교육, 학벌사회, 배금주의, 경쟁지상주의, 소외 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고교생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이소연 양은 급속한 산업화를 추구하면서 아노미 상태가 발생해 출산율 저하와 자살률 상승을 낳았다고 분석하면서 복지정책을 통한 불균형 해소를 주장했다. 탄탄한 논리와 깊이 있는 분석력이 돋보여 대상 수상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민족 고유의 ‘정’을 화두로 삼아 글을 써내려간 정윤 양은 창의력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수상에 뽑혔다. 김예솔 양은 주변의 언니 오빠들의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문제점을 풀어나간 점이 인상적이었고, 박준하 군은 대한민국을 ‘가장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고 최대한 빨리 떠나고 싶은 곳’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희용 심사위원장·연합뉴스 한민족센터 부국장대우 재외동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