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YTN 내에서는 “특별한 반전 없이 이대로 연말까지 가면 YTN이 진짜 위기를 맞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예측이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시청률, 경영에서 ‘흉작’이 불가피해졌다. 사내 갈등으로 곪은 상처도 방치되고 있다. 근본적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시청률이 0.5%대로 떨어지는 등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있다. YTN은 지난해 9월 MBN에 처음 추월당하면서 월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에서 종합편성채널에 뒤지기 시작했다. 12월부터는 종편 4사에 모두 뒤졌다.
이렇게 종편에 한번 뒤처진 시청률은 다시 역전되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시청률 하향세가 뚜렷하다. 2월 월평균 0.8%대(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한 것이 현재까지 올해 최고 시청률이다. 계속 내리막길을 걷던 시청률은 7월 한때 0.7%대를 회복했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어 지난달에는 0.5%대까지 떨어졌다.
또 TNmS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디지털케이블가구 일일 평균시청률은 0.3%대로 떨어졌다. 일부 가구의 일시적인 시청률이라는 점에서 확대해석은 섣부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YTN이 최근 몇 년 사이 어떤 부문이든 시청률에서 0.3% 수치를 기록한 것은 드문 일이다. 또 전반적으로 수치가 떨어지는 추세여서 쉽게 외면하기 힘든 대목이다.
YTN은 드라마·오락까지 종합편성을 하는 채널과 보도전문 채널의 시청률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반론을 펴왔다. 하지만 JTBC를 제외한 종편의 주력 콘텐츠가 보도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영실적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청률 하락에 따른 광고매출의 부진으로 십여년만에 적자를 기록할 상황에 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YTN의 올해 7~9월 3분기 실적 역시 저조하다. 분기 매출액은 286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가 감소했다. 올해 누적 매출액은 826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가 줄어들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억6000만원 적자전환해 전년 동기보다 22억7900만원이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8억7300만원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올해 현재까지 누적 당기순이익도 19억8100만원 적자전환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50억원 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13년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YTN은 지난 2002년 60억원 적자 이래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YTN은 최근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남대문 사옥 매각과 다음 달 개최되는 ‘YTN 미래전략포럼’ 등 막판 변수가 우호적으로 작용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적자 전환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앞으로 더 공세적으로 나올 종편의 케이블 광고시장 전략에 대응논리가 마땅치 않아 내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점이 걸린다.
YTN 내 분열 양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학계의 분석도 나와 눈길을 끈다. 해직사태 이후 사내 갈등의 심각성은 안팎으로 제기됐지만 계량화된 결과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학회가 지난달 YTN을 비롯해 KBS, MBC, SBS, CBS, MBN 등 6개 방송사 기자 127명을 대상으로 벌인 기자 생활 만족도 조사에서 YTN은 2.95점(5점 만점)을 기록해 6개사 중 가장 낮았다. 보도국 내 세대갈등 인식 점수는 3.95점으로 4.5점을 기록한 KBS 다음으로 높았다. 자기 회사 보도에 대한 만족도는 2.85점을 기록했다. MBC와 공동 4위였으며 가장 낮은 방송사는 KBS로 2.73점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YTN 내 위기의식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실질적인 대책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YTN 위기의 원인은 크게 종편 등장 이후 방송환경의 변화와 장기화되고 있는 해직사태로 모아진다. YTN은 종편 대응을 위해 몇가지 카드를 내밀었다. 뉴스Y와 공동으로 방통위에 건의서를 제출한 것도 한가지다. YTN은 내년 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종편의 보도 과잉편성 문제 시정이 어떤 형태로든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로 넘어간 공이 언제쯤, 어떻게 돌아올 지는 YTN의 소관 밖이라는 점이 제기된다. 한때는 이른바 10번대 황금채널 진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잠잠해졌다. 뉴스 포맷의 변화와 신규 프로그램의 론칭, 앵커 교체 등 콘텐츠 면에서도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유의미한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결국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음식점 인테리어를 바꾼다고 음식 맛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간부는 “YTN은 한때 기동력과 속보, 돌발영상이라는 콘텐츠를 들고 나와 방송계에 자리를 잡았다”며 “YTN이 회생하려면 종편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방송계 흐름을 흔들 수 있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100여명 남짓한 JTBC가 ‘손석희 저널리즘’으로 주목을 모으듯, 화두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진정한 위기탈출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전사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에서 발목을 잡는 것은 역시 장기화된 해직사태에 따른 소통 단절이다. 노조 새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노사대립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데도 근원적인 화해를 위한 사내 움직임은 더디다는 평가다. YTN 한 기자는 “생각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있다. 시간이 언제까지 우리를 기다려줄 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YTN 사정에 밝은 한 방송계 인사는 “외부에서 볼 때 YTN은 전통적인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변화가 아닌 큰 혁신이 필요한 시점인데 해직사태 후 상하 간 단절이 계속되는 것 같다”며 “과거 YTN의 혁신은 아래로부터 올라왔다. 그런 힘을 결집시킬 수 있는 내적 동력이 남아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