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하의 공영방송 KBS와 MBC 보도가 방송학자들로부터 ‘낙제점’을 받았다. 심훈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9일 한국방송학회 가을철 정기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박근혜 정부 기간 KBS·MBC 뉴스에 대한 방송학자들의 평가 조사’에 따르면 KBS와 MBC는 보도의 공정성과 관련한 다섯 가지 설문 항목에서 대부분 10점 만점에 3점대 점수를 받았다. 지난달 23~30일 이메일 설문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방송학회 회원 126명이 참여했다.
심 교수는 “보도 공정성을 둘러싼 공영방송의 위기론이 대두될 정도로 방송학회 회원들의 평가는 대단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박근혜 정부 하의 KBS, MBC 보도의 중립성은 각각 3.71, 3.17로 매우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KBS의 경우 이명박 정부 때의 3.53보다 약간 높아졌지만, MBC는 이명박 정부의 3.24보다도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성 평가에서도 KBS는 4.59점을, MBC는 3.92점을 받는데 그쳤다. 사회 감시 및 권력 비판 보도 항목에선 KBS가 3.24, MBC가 2.87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들 평가 항목에 대해 노무현 정부에선 KBS와 MBC가 대부분 6점대의 점수를 받아 공영방송의 보도가 이명박 정부를 거쳐 박근혜 정부 들어서며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와 MBC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과반수의 응답자들(KBS 57.4%, MBC 52.7%)이 ‘사회 감시 및 권력 비판 미약’을 꼽았다. 심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현재의 KBS 및 MBC 사장 선임 제도에서 공영방송이 자율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제도적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공영방송의 공영방송이 공정성과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의 사장 선임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응답자의 72.9%(KBS), 75.2%(MBC)가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공영방송 보도에 대해 현직 방송기자들도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최영재 한림대 교수가 지난달 14~18일 KBS·MBC·SBS·CBS·YTN·MBN 등 6개 방송사 보도국 기자 12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KBS와 MBC는 대다수 항목에서 SBS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신뢰도 평가에서 KBS 뉴스는 3.21점, MBC는 2.6점을 받아 SBS 3.39, YTN 3.33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공정성 평가에서도 KBS와 MBC는 중간 이하인 2.94점과 2.51점을 받았다.
소속사 보도에 대한 만족도 역시 KBS와 MBC는 각각 2.73, 2.85로 중간을 밑돌았다. YTN도 2.85점으로 중간 이하를 기록했으며 SBS는 3.60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회사별 기자 생활 만족도 점수는 KBS가 3.14, MBC 3.21로 나타났으며, YTN은 유일하게 2점대인 2.9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