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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온라인 유료화 "갈 길이 멀다"

콘텐츠 호평 속 플랫폼 전략 부재 목소리

원성윤 기자  2013.11.06 14: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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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지난 4일 ‘프리미엄 조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뉴스 유료화에 돌입했다.
종합일간지 가운데 처음으로 유료화에 나선 조선일보는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날 서비스를 일제히 개시했다. 신문사를 비롯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서도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이 가운데서 크로스 미디어 작품인 ‘와글와글 합창단’이 양질의 콘텐츠로 손꼽힌다. 북한 꽃제비와 탈북 2세 어린이들로 구성된 이 작품은 아이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겪는 애환을 아이들의 맑은 눈길로 그려냈다. 수묵 애니메이션 등 각종 애니메이션과 풀 HD 동영상, 그래픽, 음향 등을 구현했다. 촬영, 편집, 웹 제작, 애니메이션 연출 등 7명이 지난 8월부터 투입돼 단일 기사로는 유례없는 공을 들였다.

일각에서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의 ‘스노폴’과 형식이 유사하다는 지적도 제기됐으나, 국내에서 이 같은 시도가 제기된 것만으로도 일단 합격점이라는 평도 나왔다.

또 ‘정치인이 직접 쓰는 칼럼’이나 정가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루는 ‘청년세대의 돌직구’ 인터뷰 등 조선일보의 강점을 살린 콘텐츠가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유료화를 이미 시작한 매일경제나 한국경제에 비해 조선일보의 콘텐츠는 앞서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런 콘텐츠의 우수성과는 별개로 조선일보의 플랫폼 전략은 뒤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서비스에 접속해 보면 스마트폰에서 프리미엄 탭을 클릭해 기사나열식으로 보는 형식으로 매체 최적화가 되어 있지 않다.

포털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PC에 최적화돼있어 조선이 콘텐츠 전략과 함께 플랫폼 전략도 구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조선이 ‘프리미엄조선’ 가격을 3000원대 안팎으로 형성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이에 따른 차별화 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기존 1만5000원에 유료화를 진행한 매일경제와 한국경제가 지면서비스를 PDF 파일로 제공하고 덤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조선은 프리미엄 서비스에만 유료화 전략을 취하고 있어 낮은 가격에 따라 초기 유입효과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닷컴 콘텐츠와 프리미엄 서비스가 동시에 운영되면서 양자가 동반 잠식되는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선닷컴과 프리미엄조선이 투트랙으로 운영되며 양자가 ‘윈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청와대, 국회, 검찰 등 조선이 강점을 가진 뉴스 콘텐츠들로 대부분 채워져 온라인에 적합한 연성화 된 콘텐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온라인미디어 한 전문가는 “한국 온라인 뉴스 이용자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뉴스를 볼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하면 프리미엄조선처럼 물량으로 승부하는 것은 이용자 편익과는 거리가 있다”며 “뉴스를 요약하거나 정리해주는 큐레이팅이 더 상품성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베타서비스 한 달 동안 모바일 플랫폼 전략은 짜겠지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게 의아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향후 유료 서비스에 나선 언론사들이 앞으로 뉴스소비 환경을 이해하는 학습기간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 한 관계자는 “콘텐츠 양은 인상 깊다는 평이 많지만 그에 반해 디자인 등이 조선닷컴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며 “무료서비스 한달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