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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사측에 의해 폐쇄됐던 한국일보 편집국 문이 25일 만인 7월9일 열린 가운데 기자들이 한국일보 편집국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9월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한국일보는 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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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디어그룹 소속사들의 앞날이 주목되고 있다. 한국일보를 비롯해 서울경제, 스포츠한국, 주간한국, 소년한국일보, 코리아타임스 등 종합지부터 경제지, 스포츠지 등 한 식구였던 다양한 매체들이 장재구 회장 등 경영진의 부실 경영을 계기로 향후 관계가 어떻게 될지 관심사다.
현재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한국일보는 지난달 25일 법원이 회생계획안 인가 전 인수합병을 승인함에 따라 곧 공개 매각에 돌입할 예정이다. 맏형격인 한국일보의 매각 진행 결과에 따라 추후 한국일보와 계열사들 운명에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서울경제는 매각 과정을 밟게 될 한국일보와 선긋기를 시작했다. 서울경제는 오는 12월 1일부터 한국일보와 인쇄, 배달, 판매 부문을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다. 새로운 파트너로 동아일보와 손을 잡았고 지난달 말 8페이지의 시험판도 함께 제작을 마쳤다. 서울경제는 그동안 한국일보 계열사로서 당연시하며 거래를 해왔지만 시중보다 약 20~30% 비싼 가격에 손해를 입어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쇄 품질 및 판매망 등에서의 만족도는 낮았다는 평가다. 내부 집배신 시스템도 그동안 사용해왔던 한국일보의 것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으로 한 달가량 시험기간을 거쳐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분리 움직임은 특히 장재구 회장과의 ‘결별’을 위한 구체적인 신호로 비쳐진다. 지난 8월 서울경제와 한국일보에 450억원대의 손해를 끼쳐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장재구 회장은 계열사 간 재정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경제 한 기자는 “장재구 회장 아래에서 한국일보와 관련되면서 성장이 멈췄고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며 “장 회장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이며 제대로 다시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경제에서는 한국일보 매각과 별도로 독자적 길을 가야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한국은 지난달 30일 1면을 통해 ‘한국스포츠’의 새로운 제호로 태어난다고 밝혔다. 스포츠한국은 “11월1일 새로운 법인에서 제2창간을 한다”며 “판형도 기존 타블로이드에서 대판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기존의 스포츠한국은 이진희 사장이 지난 9월30일 신문 제작을 포기하면서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신청을 했다. 하지만 그간 기자들은 신문 제작을 중단할 수 없다며 10월에도 신문을 계속 발행해왔다.
스포츠한국은 현재 자산이 거의 없는 자본 잠식 상태다. 스포츠한국 최대 채권자인 한국일보도 스포츠한국에서 자금 회수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기자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스포츠는 한국일보에서 인쇄, 판매, 배달 등을 담당하며 관계가 당분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아직 법인 운영 문제 등 완벽한 형태를 갖추지 못했지만 스포츠, 연예 등의 콘텐츠를 담당하며 한국일보와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일보가 법정관리 중이기 때문에 “아직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한국스포츠 관계자의 설명이다.
온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아이닷컴과 한국일보 등 계열사 간 관계는 추이가 주목된다. 당장 한국일보나 한국스포츠와의 관계가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쟁점은 남아 있다. 한국아이닷컴이 장재구 회장 측에서 아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포츠한국이 파산 신청 전 주간한국을 한국아이닷컴에 매각했고, 스포츠한국 일부 기자들도 자리를 옮겼다. 일각에서는 한국아이닷컴 소속 온라인 기자 채용을 늘리는 것도 온라인 콘텐츠를 더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국일보와 한국아이닷컴의 법적 분쟁도 진행될 전망이다. 2012년 공시 기준으로 65%의 대주주였던 한국일보의 한국아이닷컴 지분을 축소시킨 의혹이다. 서울경제에서는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한국아이닷컴과도 분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외 코리아타임스와 소년한국일보는 지금과 같은 형태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타임스는 한국일보가 약 49%의 지분을 갖는 1대 주주로 영향력이 크며, 소년한국일보는 한국일보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51%를 차지한 장재국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년 초로 예상되는 장재구 회장의 선고 판결과 한국일보 매각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장 회장의 유무죄 판결에 따라 서울경제의 대응 및 분리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 한국일보를 누가 인수하는가에 따라 계열사 등과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몇몇 기업들이 의사를 비치기도 하지만 법원 승인 후 이달 중 입찰공고가 나면 실제 어떤 곳들이 참여하는 지가 관건이다. 매각 결과에 따라 계열사들의 같거나 다른 행보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일보 관계자는 “서울경제는 독자생존을 하겠다지만 울타리 밖을 나가면 다르다. 다른 계열사들은 한국일보 의존도가 높아 독립이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일보는 종합지부터 경제지, 스포츠지 등 다양한 매체를 보유하는 미디어그룹으로의 방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