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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최성진 기자. | ||
31일 서울중앙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안승호) 심리로 열린 항소심 변론기일에서 최 기자측 변호인은 “구속요건이 없는 무죄”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대선을 앞두고 국민적 합의에 의한 공영방송의 지분을 매각하고, 특정 지역 대학 등록금 지원을 발표하려 한 것은 대선의 공정성과 언론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보도는 기자로서의 의무이며 헌법적 가치를 해하는 범죄행위를 막은 정당행위”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검찰이 주장하는 대로 숨겨줘야 할 사생활은 없다”며 “공적 인물들이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공적 사안에 관해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BC의 대주주이자 실 주체인 방송문화진흥회도 모르는 (지분 매각)사안을 MBC 사장이 명하는 대로 받든다는 것은 사적인 행위”라며 “언론계도 진보-보수할 것 없이 모두 보도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최 기자는 최후진술을 통해 기자로서의 양심에 따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기자는 “공적 재산이라 할 수 있는 정수장학회의 재산 처분에 관한 모든 의사결정은 공론화를 거쳐, 시민사회의 폭넓은 합의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며 “한겨레의 정수장학회 보도로 확인한 우리 사회의 상식”이라고 말했다.
최 기자는 “도청기를 직접 설치한 것도 아니고, 논의가 이뤄진 현장에 몰래 녹음기를 갖다 놓은 것도 아니다”며 “그 어떤 기계적 조작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찾아온 음험한 진실에 귀를 기울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도 전 고민한 단 하나의 원칙과 기준은 통비법이 아닌,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양심을 따라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는 기자로서의 양심과 저널리즘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항소 이유로 최 기자의 1심 최후진술 등을 들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 점에는 “같은 상황이 백번이든, 천번이든 다시 와도 똑같이 행동하겠다”며 “기자로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양심을 따르는 길이라면 앞으로도 그 길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앞서 최 기자는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 당시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등이 MBC 지분 매각을 논의한 사실을 보도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8월 1심에서 재판부는 대화를 ‘청취’한 점에는 유죄, ‘녹음’과 ‘보도’에는 무죄를 판결해 징역 4월에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했고, 최 기자와 검찰은 즉각 쌍방 상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