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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경제매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광고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다보니 노조나 시민단체의 목소리는 극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김호열 노조위원장이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골든브릿지 본사 2층 난간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던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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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취재원 지나친 의존, 노조·시민단체 극소수
취재·제작보다 사업능력 따라 기자 평가 지적도주요 경제일간지의 매출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흑자를 기록하는 신문사도 적지 않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 주목한 새로운 온라인 경제매체들이 잇달아 생겨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하다. 현직 언론인들은 한정된 광고시장을 놓고 유사 매체들이 늘어나면서 경제매체 시장도 장래가 밝지만은 않다고 진단한다. 경제일간지 시장은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신문이 시장을 양분하면서 나머지 매체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국내 경제저널리즘의 현황과 품질제고 방안 연구’(책임연구 이완수 동서대 교수, 공동연구 배정근 숙명여대 교수) 보고서를 인용해 문제점을 진단했다.이번 연구에서 국내 경제뉴스 전문매체의 뉴스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광고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매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뉴스보도에서 기업 취재원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취재방식 자체가 대기업의 의견을 대변하기 쉬운 구조인데다 대기업에 대한 광고의존성까지 더해져 보도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위협받는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대기업의 나쁜 뉴스를 다루지 않는 불공정 보도 △광고주에 대한 편향 보도 △경제학적 지식이 없는 비경제학 전공기자의 무책임한 보도 △잦은 출입처 이동에 따른 전문성 소홀 △자신의 구미에 맞는 취재원의 선별적 선택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들 경제매체의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 중에는 시민단체, 노조, 소비자 등 경제 이해관계자 집단의 관점을 보여주는 취재원은 극히 적었다.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아시아경제,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가나다 순) 등 5개 경제일간지를 미국발 경제위기 시기(2008년 9월~2009년 2월)와 경제 안정기(2012년12월~2013년 5월)로 나눠 총 1년 간 분석한 결과 기업이 33.9%로 비율이 가장 많았고 정부 및 공공기관이 29.34%, 경제단체 및 연구소 16%, 정치권 9%, 타매체 3.6%, 학계 3.4% 순이었다. 노조(0.8%)와 시민단체(0.4%)가 취재원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보고서는 “기업을 주로 취재하고 보도함으로써 기업 편향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경제 전문매체들이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너무 기업의 목소리만을 대변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러한 지적이 근거가 없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뉴스가 광고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경제뉴스 소비자들은 경제뉴스 전문매체들이 광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최근의 미디어 시장 환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뉴스와 광고의 구분이 없고, 뉴스와 광고를 맞바꾸는 행태마저 빚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증권사 한 홍보팀장은 보고서에서 “회사에 부정적 뉴스가 있으면 광고로 대신한다”며 “언론사 입장에서는 광고를 받는 것이고 홍보실 입장에서는 광고주 기사를 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뉴스 제작책임자인 데스크가 뉴스보다 광고 수주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어려운 미디어 현실을 전했다. 경제일간지 한 간부는 보고서에서 자신의 부서를 ‘수익부서’라는 표현을 썼으며, 종합일간지 한 간부도 “데스크의 능력은 제작능력이 아니라 사업능력”이라는 말로 최근 국내 경제뉴스 전문매체 뉴스 책임자들이 광고 수주 때문에 겪고 있는 애로점을 토로했다.
경제일간지 한 증권부장은 “데스크는 일반 기자와 달리 회사수익을 고민해야 된다”며 “경제부, 산업부, 증권부 등 수익부서의 부장으로서 12시간 내내 그 고민(수익)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일례로 부동산업체 뉴스는 경제뉴스에서 놓칠 수 없는 분야 중의 하나인데, 부동산 시장 기사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도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경기가 좋아야 부동산 광고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오를 때는 5, 10% 올라도 별 얘기를 안 하다가 내릴 때는 가격이 조금만 떨어져도 굉장히 호들갑을 떤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언론사가 보도기획 능력보다 수익사업을 잘하는 간부를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장기적으로 저널리즘이 황폐화될 여지도 적지 않다. 경제일간지 한 논설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본적으로 신문들이 쪼그라들고 있고 광고가 줄다보니 한 꼭지 보다 두 꼭지 쓰는 게 낫고 데스크도 전문기자보다 돈 되는 아이디어 내는 사람을 앉히려고 한다”며 “이걸 도외시한 상태에서 교과서적으로 전문기자제를 하면 될 것 같은데 왜 안하냐고 하는 것은 언론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런 경제 저널리즘의 질적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현장의 기자들이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기자 스스로, 또는 언론사가 조직적으로 기자 전문성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교육에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증권사 한 홍보팀장은 “기자들 중에 MBA 출신도 있고 CFA를 딴 사람도 있고 예전보다 좋아졌고 책도 많이 쓴다”며 “그런 욕심있는 기자들은 정말 열심히 하고 전문가들과 토론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고서 책임연구자인 이완수 동서대 영상매스컴학부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경제지들이 광고주에 의존도가 80% 넘어가다 보니 특정기업 보도가 지나치게 쏠리게 되고 왜곡된 결과로 나타난다”며 “경제 매체가 양적으로는 충분히 팽창했지만 경제현실을 심층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전문성이 떨어져 경제 정책의 분석과 정책 대안 제시에 일정부분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