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KBS 수신료 인상 두고 여야 격돌

[2013 국정감사] 여 "안되면 1TV 광고라도 재개" 야 "공정성 회복 우선"

김고은 기자  2013.10.23 19:07:12

기사프린트

23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수신료 인상을 두고 여야가 격론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수신료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공정방송 회복 없이 수신료 인상은 절대 불가라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수신료 인상을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섰다. 미방위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수신료 인상이 안 될 경우 현재 광고 없이 방송되는 1TV의 광고를 재개해서라도 KBS의 경영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공영방송으로서 최소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1TV 광고 재개를 통해서라도 재원을 메워줘야 한다”면서 “12월 재허가 심사가 끝날 때까지는 수신료를 현실화 할 지, 1TV에 광고를 허용할 지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수신료를 30년 이상 묶어둔 채 경영 악화를 방치해 두는 것은 공영방송의 철학과 정체성 구현에도 맞지 않다”며 “KBS 재원 구조에서 수신료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여주고 광고 비중을 낮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3일 오전 KBS(한국방송공사)와 EBS(한국교육방송공사)의 국정감사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길환영 KBS사장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KBS는 지난 1994년 수신료 징수를 한국전력에 위탁하면서 1TV 광고를 폐지했다. 수신료 인상 무산 시 1TV 광고 재개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 의원의 주장에 대해 길환영 KBS 사장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길 사장은 “수신료 현실화가 절박한 상황”이라면서도 “대다수 국민적 정서가 1TV를 광고로부터 자유로운 청정 지대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KBS가 아무리 재정 위기에 봉착했다 하더라도 광고를 재개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충식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도 “1TV 광고 재개는 시대 역행적인 부분이 있다”며 “1TV 광고 방영에 대해 금지하는 별도의 법이나 규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보다 국민적 합의가 우선해야 한다고 보다”고 말했다.

이우현 새누리당 의원은 “수신료를 그대로 두면 기업들의 광고 지출이 많아지고 그 비용이 물건 값에 반영돼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작은 걸 아끼려다 큰 걸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어느 한 사람 때문에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못하게 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과반수 제도가 있으니,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KBS에 힘을 실어줬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당 측 이사들의 반발로 교착 상태에 빠진 KBS 이사회의 정상화와 합의 처리를 종용하며, 동시에 길환영 사장이 타협과 설득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적 타협 능력이 모자라 수신료 현실화 문제를 끌어선 안 된다”며 “수신료 회계 분리 등 야당 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수신료 현실화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진 의원도 “KBS 이사회에서 결정돼야 그 다음 단계 진행도 가능하다”며 “KBS 집행부가 나머지 이사진에 대한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사회에 상정된 2000~2300원 인상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경필 의원은 “국민적 저항을 생각할 때 2500원 인상은 불가능하다”며 “수신료를 1000원 올리고 광고를 줄이지 않거나, 2500원을 올리고 광고를 줄이는 두 가지 안 중 택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의원도 “국민적 저항도 있고 공감대를 넓혀야 하는 만큼, 단계적 인상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길환영 사장은 “처음 적은 액수를 올리고 연차적으로 인상하거나 물가연동제를 적용하는 등 국민 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며 인상 폭과 관련해선 타협의 여지가 있음을 밝혔다. 다만 “1000원을 인상할 경우 광고를 큰 폭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의 전방위적인 수신료 지원 공세에 민주당은 “공정성 회복이 우선”이라는 논리로 맞대응을 했다. 최원식 민주당 의원은 “바닥민심을 보면 KBS 볼 거 없다, 민영방송보다 못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수신료를 얘기하냐”라고 길 사장을 질타했다.

노웅래 의원도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의혹 관련 KBS 보도 문제 등을 지적하며 “추측과 의혹만 갖고 한 달 내내 마녀사냥을 하며 조선일보 2중대를 자처하고 공영방송이길 포기해놓고 어떻게 수신료 인상을 입에 담을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소속 강동원 의원도 “수신료 인상의 선행 조건은 KBS 공영성, 공정성 회복과 경영 합리화”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한국기자협회 조사에서 KBS가 영향력은 1위이지만 신뢰도는 3위로 나타났다”며 “전문가 집단인 소속 기자들의 시각이 이럴진대 국민들은 어떻게 보겠나. 공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신료 인상은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