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 등이 언론사를 상대로 연이어 소송을 내면서 ‘언론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국민일보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4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신청했다 거절당해 사퇴했다는 내용의 보도 때문이다. 앞서 국민일보에 정정보도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사실과 전혀 다르며 근거 없이 허위사실이 명백한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가 언론사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일보도 지난 15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1억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지난 1999년 황 장관이 부장검사 시절 삼성으로부터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반발이다. 황 장관은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이미 내사 종결됐다”며 “허위사실을 상품권과 연관시켜 보도해 독자가 오해할 여지를 제공했다. 악의적인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와 한국일보는 “언론으로서 알 권리를 위해 충분히 보도할 만했다”는 입장이다. 주요 관계자의 구체적인 진술 등을 근거로 보도했으며, 이에 대한 각각의 반론 역시 기사에 충분히 실었다는 설명이다. 공적인 사안이자 공인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기 때문에 언론의 당연한 의무라는 점도 밝혔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기자들을 자기검열하게 만들어 언론 스스로 움츠러들게 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며 “소송을 걸 때만 요란한 것도 외부적으로 자신들이 그와 무관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권력기관의 언론 통제에 우려를 표시했다. 기협은 “언론의 당연한 문제제기에 대한 권력의 부적절한 대응”이며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크게 후퇴한 언론자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