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YTN노조의 총파업 직전 노조원 4명이 긴급체포된 배경에 권력기관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법원 재판 과정을 통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5부(이성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공판에서 당시 노종면 위원장 등 4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남대문경찰서장을 만났던 YTN 김모 기자는 증인으로 출석해 “경찰의 판단과 무관하게 윗선이 개입, 파업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영장을 발부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며 “이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YTN 불법사찰 사실이 알려진 후 당시 일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남대문서 출입기자였던 김 기자는 또 당시 김 서장과의 대화는 “노조원 체포 직후 찾아가 정식 인터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서장실에 앉아 차분한 상태에서 허심탄회하게 진행됐다”며 김 서장은 “곤혹스럽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YTN노조가 공개했던 녹취록에 따르면, 4명이 체포된 2009년 3월22일 김기용 남대문서장(현 의정부경찰서장)은 총파업을 하루 앞둔 휴일에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유를 묻는 김 기자의 질문에 “경찰 입장이라 할 건 없고 검찰 쪽, 해당 관련 기관의 흐름이 우리가 보는 시각과 다르니까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체포할 만한 사안이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럼요, 파업은 적법한 사안이다”라고 답했다. 파업에 제동을 걸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체포영장이 발부된 여러 요소 중 하나가 되지 않았겠냐”고 밝혔다.
김 서장은 지난 공판에서는 서면답변을 통해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 관계자 2명이 찾아와 YTN 수사 상황을 우려하는 얘기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재수사했던 검찰도 “공직윤리지원관실 원충연 조사관이 경찰이 YTN노조에 미온적이라 개입했다고 증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김기용 서장은 이날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지난 공판에 이어 출석하지 않았다. 김 서장은 “현직 경찰서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관행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앞으로 김 서장이 출석하지 않을 때마다 과태료 4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15일에 열린다.
한편 2009년 3월 총파업을 앞두고 긴급체포됐던 노종면 전 YTN노조위원장 등 기자 4명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로 불법 체포되는 등 국가기관의 범죄행위로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