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X파일’ 사건을 수사했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황 장관은 해당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며 한국일보 측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한국일보는 4일 1면 기사를 통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부장검사 재직 당시 삼성그룹으로부터 거액의 상품권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황 장관이 지난 1999년 서울지검북부지청 형사5부장 재직 시절 삼성그룹 임원들이 연루된 성매매 사건을 수사하면서 1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고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당시 검찰은 윤락업계 종사자를 조사하면서 삼성 임직원 리스트와 돈의 흐름을 발견해 일부 직원을 소환 조사했지만, 결국 무혐의 처리했다.
삼성으로부터의 금품 수수가 사실일 경우, 황 장관이 지난 2005년 수사지휘한 ‘삼성X파일’ 사건도 논란이 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황 장관은 지난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시절 1997년 안기부(현 국정원)가 당시 이학수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나눈 대화를 도청한 사건을 수사했다. 녹취록에는 이들이 정치권에 대선자금을 제공하고 검사들에게 정기적으로 '떡값'을 건넨 내용이 담겨있었고, 당시 이상호 MBC 기자가 도청자료를 공개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황 장관은 떡값을 받은 검사들과 삼성 관계자는 무혐의 처분했고, 이를 보도한 이상호 기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 기자는 지난 2011년 대법원 판결 결과,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황 장관 의혹 보도에 이상호 기자는 4일 트위터를 통해 “재조사를 촉구합니다. 삼성X파일 수사 당시 삼성은 면죄부 주고, 기자만 전과자 만든 검찰 책임자가 삼성 뇌물을 받았다니요”라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도 황 장관의 사퇴와 청와대 감찰을 촉구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황 장관의 삼성떡값 수수 의혹이 불거졌다”며 “황 장관은 이후 삼성X파일 수사를 지휘했지만 삼성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이상호 MBC 기자는 기소돼 법정에 섰다. 장관 스스로의 잣대에 따르더라도 명백한 감찰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누구는 의혹을 부인해도 신상털기 감찰로 찍어내고 누구는 의혹은 의혹일 뿐이라며 일축하는 것이 법과 원칙에 맞는가”라며 “법무부는 의혹에 신속한 진상규명을 실시하고 청와대는 감찰 지시에 들어가야 한다. 자격없는 황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4일 공식 입장을 내고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상품권을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2008년 ‘삼성비자금 의혹 관련 특별검사’ 수사를 통해 그 진상이 충분하게 규명됐고, 관련 의혹을 내사해 전혀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검을 통해 사실무근임이 명백히 규명된 사안에 대해 마치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것처럼 보도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