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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연장된 방송공정성특위

[컴퓨터를 켜며] 김고은 기자

김고은 기자  2013.10.02 14: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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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 활동 2개월 연장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빈손’으로 막을 내릴 뻔했던 특위는 11월30일까지 다시 시한부 생명을 부여받게 됐다.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렸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여론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6개월 동안 아무 성과도 못낸 특위가 2개월 연장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 있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장 빈손으로 끝내자니 쏟아질 여론의 뭇매가 두려워 ‘면피성’으로 시간을 번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6개월 동안 방송공정성특위는 제자리만 맴돌았다. ‘공전 특위’를 넘어 ‘공갈 특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 정국 이슈에 밀려 3개월가량을 허송세월 하더니, 뒤늦게 구성된 소위나 공청회 등의 활동 역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6개월을 그리 보냈으니 앞으로 남은 2개월에 기대를 걸기란 난망인 상황이다. 더구나 다음달 14일부터 20일간의 국정감사 일정이 시작되니 특위 활동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6개월 내내 평행선을 달려온 방송의 공정성 확보 방안에 관해 여야가 극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바꾸자’는 민주당과 ‘아쉬울 거 없는’ 새누리당의 엇박자는 사사건건 충돌했다. 방송의 공정성 논란에 대한 여야의 시각이 다르니 해법을 논하는 것도 동상이몽일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이 현재 공영방송의 친정부 성향 등을 비판하면 새누리당에선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보도와 광우병 촛불 보도를 물고 늘어지는 식이다.

새누리당 위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줄곧 논란이었다. 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새누리당 쪽은 자리가 텅텅 비어있기 일쑤였고, 심지어 단 한 번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위원도 있었다.

게다가 새누리당 위원들은 최근 회의에서 “현행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며 “현상 유지가 당론”이라는 ‘속내’를 꺼내보였다. 새누리당 추천 교수들마저 동의한 특위 자문단의 ‘특별다수제’ 도입 등에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물론, 애초 특위의 구성 취지 자체를 부정한 셈이다. 결국 방송공정성특위는 정부조직법 처리를 위한 기만책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위가 구성될 당시 ‘제2의 미발위’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줌의 기대를 놓을 수 없었던 것은 공영방송 정상화와 해직 언론인 복직에 대한 높은 열망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의 ‘배째라’식 태도나 민주당의 ‘여당 탓’ 모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활동비만 더 챙긴다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특위의 이름에 걸맞은 최소한의 결실이라도 내는 것이 마땅하다. ‘혹시나’가 2개월 뒤 ‘역시나’로 바뀌지 않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