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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수신료를 현행 25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이 이사회에 상정된 가운데 KBS가 최근 재정 악화를 이유로 비상경영을 선언한 배경을 두고 수신료 인상을 위한 명분 쌓기용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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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고강도 긴축경영에 돌입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KBS 안팎에선 수신료 인상을 위한 전략적 카드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KBS는 지난달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KBS는 “연초부터 매월 수지 동향 회의에서 재정수지를 점검하고, 재정안정화 TF 운영과 두 차례의 강도 높은 토털리뷰 절감을 통해 500억이 넘는 예산을 선제적으로 긴축했음에도 연말까지 200억 넘는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S 연간수지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218억원의 세전손실이 우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로 예산주간은 “8월까지의 누적적자 규모는 32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 폭이 132억원 확대된 규모”라며 “비상경영체제 돌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KBS는 지난달 16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경영진 임금 10% 자진 반납을 결의한 데 이어 24일 2단계 비상경영 대책회의를 열고 실·국장과 부장급도 임금을 7%에서 5%까지 자진 반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KBS는 “218억원의 예상 적자를 메우기 위해 166억원의 추가 긴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제작비 절감, 비핵심 사업 폐지, 불요불급한 경비 삭감 등 고강도 긴축 경영이 실시된다. 비용 절감 방안으로 PD 집필제를 도입하고 각종 프로그램의 MC도 내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비상경영의 여파로 올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도 예년에 비해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KBS는 작금의 상황을 “창사 이래 가장 심각한 재정 위기”로 진단하고 있다. 더불어 그 원인을 “수신료가 33년째 2500원에 묶여 있는 왜곡된 재원구조, 광고 시장 악화로 인한 광고 실적의 하락,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차입금의 급증 등으로 촉발된 재정난의 가속화”에서 찾고 있다. 김윤로 예산주간도 “미디어 산업의 재편으로 인한 장기 구조적인 문제로 재원의 어려움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재의 열악한 재정 상태가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설명인데, 이에 대해 KBS가 내놓은 해법은 근시안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BS의 비상경영 방안은 당장 올해 적자 규모를 최소화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보니 “수입에 맞게 지출 규모를 줄이는” 수준에 그쳤다. KBS 한 관계자는 “현재 KBS 경영 상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진이 추진하는 긴축 경영은 방향이 잘못 설정됐다”며 “미디어 환경 변화가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지출 규모를 줄이는 수준에서 벗어나 프로그램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 창구를 다각화 하는 장기적 방안에 대한 고려가 읽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KBS 안팎에선 이번 비상경영 돌입이 수신료 인상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대외 과시용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수신료 현실화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기 위해 적자 상황을 강조하는 한편,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는 신호를 이사회와 방통위에 전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미 지난해 6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올해 적자 폭 확대를 예상한 KBS 경영진이 이사회의 수신료 인상안 최종 심의와 의결을 남겨둔 시점에서 비상경영을 선언했다는 점이 이 같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길환영 사장은 지난달 24일 비상경영 대책회의에서 “수신료 현실화가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KBS 자구노력이 선행될 때 수신료 현실화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이사회 한 야당 측 이사는 “KBS의 어려운 경영 상황의 해법이 수신료 인상이 될 순 없다”며 “비용 절감 노력과 함께 보도의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확보에 대한 약속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