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녀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조선일보와 TV조선의 공세가 그치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가 지난달 6일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한 이후 24일 만에 TV조선이 채 전 총장의 내연녀라는 의혹이 제기된 임모씨의 집에서 보모로 일했다는 이모씨를 통해 채 전 총장에 대한 증언을 추가 제기했다. 이모씨는 지난달 30일 TV조선에 출연해 “채 전 총장이 임씨 집에 와서 아이와 자주 시간을 보냈으며 셀 수 없이 많이 자고 갔다”고 주장했다. 채 총장이 줬다는 연하장도 제시했다.
TV조선은 채 전 총장이 아이의 아버지라는 증거로 ‘텔레비전에서 채 전 총장 얼굴을 봤는데 아이 아버지가 맞다’는 이씨의 진술과 채 전 총장이 직접 썼고 임씨가 이씨에게 줬다는 연하장의 필적이 채 전 총장의 필적과 일치하는 감정결과를 유력한 증거로 제시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채 전 총장은 변호사를 통해 “TV조선이 보도한 가정부 인터뷰 내용은 엉뚱한 사람과 착각했는지 모르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채 전 총장은 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면 조선일보사를 상대로 민·형사상의 강력한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채 전 총장이 이날 퇴임과 동시에 정정보도 소송을 취하한 것은 의혹을 증폭시켜 진실게임에서 사실상 몰리는 입장이 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언론사 정치부 한 기자는 “자연인이 된 채 전 총장이 사인의 신분으로 조선일보와 소를 벌이기에는 힘들 것”이라며 “정정보도 소를 취하한 것은 채 전 총장이 사실상 백기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관계자는 “법무부 감찰내용에서 채 전 총장과 임씨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안다”며 “정정보도 소송과정에서 더 많은 내용이 밝혀질 것을 우려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채 전 총장의 이처럼 강력한 부인에도 조선과 TV조선이 의혹에 대해 끈질기게 보도하는 것 역시 연일 독자서비스센터 등을 통해 제보가 쏟아지고 있는데다 추가 취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의 주변에서 채 전 총장과의 관계를 지켜봤다는 이들 다수가 제보를 하는가 하면 “직접 증언하겠다”는 인물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취재 과정에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에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8월 중순 조선일보 편집국장에게 ‘채동욱 검찰총장을 날리겠다’며 관련자료를 건넸다”며 정권 차원의 ‘권언유착’이라고 주장했다.
조선 측은 국정원과의 유착설 등 잇따라 제기되는 의혹을 부정하고 있다.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은 올 초부터 편집국 내부에 퍼졌고 지난 4월부터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취재했다는 설명이다. 조선 관계자는 “이번 보도가 나간 이후 오히려 국정원에서 물어보는 전화가 온다”며 “이런 의혹 제기는 기자들의 취재력을 폄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건의 당사자인 임씨는 10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이의 처지라든가 나의 입장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직접 인터뷰를 해본 사실도 없는데 주변 이야기만으로 (언론이) 나를 이 세상에서 살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채 전 총장과는 관련이 없음을 재차 강조해 진실규명에는 지난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