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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기자 출신 대거 영입 이유는?

삼성, 이준(조선)·백수현(SBS)-CJ, 김상영(동아)
위기상황 언론 대응·기획기능 강화 차원인 듯

원성윤 기자  2013.09.25 14: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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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CJ그룹이 기자 출신을 간부급 인사로 영입했다. 중견 전·현직 언론인들을 동시에 핵심 고위 임원으로 대거 영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이준 TV조선 보도본부 부본부장을 기획팀 전무, 백수현 SBS 보도본부 부국장을 커뮤니케이션팀(홍보담당) 전무로, 서울신문과 YTN, 문화일보 등을 거친 백수하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상무는 홍보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세 사람은 모두 10월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또 CJ그룹은 김상영 동아일보 상무를 홍보전문 부사장으로 이달 초 영입했다.

삼성의 이번 영입은 삼성그룹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받은 삼성전자의 언론대응과 기획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언론인의 시각에서 사회를 관찰하고 삼성전자의 미래에 외부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경영진 사이의 공감이 있었다”며 “제3자의 입장에서 사회와 더 잘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 인수 등 향후 삼성의 대언론 대비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임원급 이하 기자들에 대한 영입의사 타진도 물밑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의 한 관계자는 “신라호텔 한복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SNS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언론 대응을 위해 언론인을 영입했다는 시각은 구시대적 패러다임”이라며 “언론인 출신들이 회사의 결정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각을 가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J그룹에서는 이달 초 동아일보 김상영 상무를 부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그동안 편집국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사내에서 신망이 있어 이직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앞서 지난 5월 이상록 동아일보 법조팀장을 방송부문인 CJ E&M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CJ그룹의 이번 인사는 김 부사장을 주축으로 위기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대대적인 비자금 수사가 시작되자 CJ그룹은 지난 6월 신동휘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우며 홍보조직 강화에 나선 바 있다. 김 부사장은 그룹 홍보전문 임원으로서 대외 홍보활동을 관장할 예정이며, 홍보실장 직은 신 부사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언론인들이 기업으로의 이직에 반응은 엇갈린다. 메이저 신문사 한 기자는 “언론계 선배들이 기업에 진출해도 전관예우식의 폐해는 적어 나쁘게만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언론이 갈수록 불안하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